속초댁 서재/글방

시내/시외버스에 있는 낭비요소

파도와 바람 2010. 2. 28. 17:35

간만에 버스를 탔다. 서울에서 출퇴근할 때에는 "시간약속을 지켜주는 지.하.철"을 즐기는 편이라서 버스를 탈 기회는 많지 않아서, 몇 일 전에 버스를 타고는 깜짝 놀랐다. 왜냐고? 버스가 너무 좋아져서. 깨끗한 의자에 내리고 탈 때 다리가 길지 않은 나 같은 사람도 힘들이지 않고 이용할 수 있다. 무엇보다 운전기사의 좌석이 좋아졌다. 투명 아크릴 판으로 운전석을 보호(?)하고 있으니 뉴스에 가끔씩 오르내리는 취객들의 난동을 안전하게 피할 수 있어 무엇보다 마음이 좋았다.

무엇보다 놀랐던 것은, 버스 내부 앞쪽에 부착되어 있는 LED 전광판! 큼직한 전광판을 보면서 야~하 멋지구나! 하면서 청각장애인들도 이제 버스정류장을 놓치지 않고 잘 내릴 수 있겠다 싶어 좋아라 하고는 전광판만 계속 쳐다보고 있었다.

그.런.데. 전광판에 나오는 것은...

대중교통 이용을 생활화 합시다.
에너지를 절약합시다.
쓰레기 분리수거를 잘 합시다.

아무리 기다려도 위 3가지 문장만 계속 반복되고 있었다.

이미 버스라는 대중교통을 잘 이용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대중교통 이용 생활화를 무엇하러 홍보를 할까? 에너지를 절약하려면 LED 전광판도 꺼야 하지 않을까? 갑자기 쓰레기 분리수거를 왜 버스에서 이야기 해야 하나?

정작 이 멋진(?) LED전광판을 무엇에 써야 할 지에 대해 제대로 생각을 하지 못하고 있는 건지, 아니면 정류장 정보를 안내하고 싶었지만 아직 준비가 안된 것인지.

이유가 어찌되었건 이건 아니다 싶다. 아직 준비가 안된 것이라면 언제쯤 이곳에 뭔가의 정보를 제공할 것이라는 안내라도 써주면 좋지 않을까? 그것이 어렵다면 시민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유용한 정보(쓰레기 분리수거나 에너지 절약이 아닌)를 주면 좋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