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댁이야기

하자센터에서 일하며 책 읽기

파도와 바람 2012. 3. 20. 19:13

매주 화요일 오후 5시. 하자센터 책방에 온다.
자원봉사로 이곳에서 들락거린 지 벌써 3개월이 넘었다.
이럴 땐 시간이 참 빠르다.

화요일 이 시간. 몇주 전부터는 하자센터가 북소리로 북적이더니
오늘은 남정네 몇명의 노랫소리가 공기를 가득 메우고도 모자라 책방문까지 비집고 들어온다.

"짚 한오라기의 혁명" 있나요? 하고 묻더니 빌리러 오지 않아서,
그 책 들고 읽고 있다. 결국 빌려가지 않으면 내가 빌려가 읽어야지.
책방에서 일하는 즐거움 중 하나다.

북소리는 심장소리를 닮아서 그 소리를 듣다 보면 내 심장이 뛰는 소리인지 북소리인지 분간이 잘 안간다.
한창 연습중이라 노랫소리 중간중간 삑사리가 심하지만, 듣기 좋다.

보통은 시끄러우면 집중도 안되고 책도 잘 안읽히는데,
이곳에만 오면 참 책이 잘 읽힌다.
심장소리를 닮은 북소리, 젊은 혈기를 닮은 삑사리 노랫소리.
그리고 내 속의 마음은 자고 영혼이 살아 떠오르는 느낌.

희안하다. 이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