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댁 서재/글방

속초댁 이론1 : 콩나물 심부름 이론

파도와 바람 2010. 3. 18. 08:59

이 이론은 속초댁이 어릴 적부터 느꼈던 것을 최근까지의 세상살이에서 검증을 하여 정리한 것이다.

간략하게 요약하면,

엄마가 어느 날 콩나물 심부름을 큰 딸에게 시켰는데, 신나게 놀다가 불려온 큰 딸은 하기 싫은 콩나물 심부름을 빨리 해치우고 다시 놀이터로 가려는 생각에 급하게 콩나물을 사서 집으로 오다가 콩나물을 바닥에 쏟는 실수를 한다. 얼른 주어담아 엄마에게 콩나물 봉지를 전달하고는 엄마한테 혼 날 것이 무서워 곧장 놀이터로 간다.
콩나물 봉지를 열어본 엄마는 콩나물 반, 흙과 돌이 반인 봉지를 보고는 할 말을 잊었고, 그 모습을 옆에서 지켜본 막내딸은 엄마가 언니를 언제 혼낼까 하면서 마음을 졸인다.

다음날, 엄마는 다시 콩나물 국을 끓이기 위해 콩나물 심부름을 시켜야 했다. 누구에게? "막내야~" 엄마는 큰 딸에게 다시 콩나물 심부름을 시켰다가는 오늘도 콩나물 국 먹기는 어렵겠다고 판단하여 막내딸에게 심부름을 맡겨 보기로 한다.
엄마의 판단은 정.확.했.다.
막내는 언니와 같은 실수는 하지 않겠다는 생각에, 콩나물도 많이 달라고 하고, 집으로 오는 길에도 콩나물을 쏟을까 조심조심 색시 걸음을 하면서 왔다. 자랑스럽게 콩나물 봉지를 엄마에게 전달한 막내는 엄마의 칭찬을 기다렸다. "오호, 이렇게 많이? 잘 했어" 막내는 이제 행복한 마음으로 놀이터로 간다. 엄마의 칭찬에 한껏 기분이 좋아졌다.

그 날 이후...
모든 콩나물 심부름은 막내 차지가 되었다.

콩나물 심부름, 잘 해야 하나? 아니면 잘 하지 못해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