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하나에 무슨 1,400원이냐며 비타민 워터를 사주는 후배에게 미운 소리를 한마디 하면서 착상음료들에서나 볼 수 있는 새빨강색의 비타민워터를 들고 상점을 나섰습니다.
뚜껑을 열고 먹어보니 "괜찮네" 싶었고, 뭐 이 정도면 다시 한번은 사먹겠다고 말하면서, 천천히 라벨을 읽기 시작했지요. 왜? 제가 마케팅 일을 오래해서 그런지, 무의식적으로 뭐든 상품을 보면 디자인이 어떻고, 병 모양이 저떻고, 라벨 디자인이나 문구가 어떻고 저떻고 하는 것이 버릇이 되어 버렸기 때문이죠.
결국 이런 것들을 만드는 넘님들도 모두들 마케터들이시니, 어쩌면 나의 경쟁자들? 그렇다면 이 기회에, 그 적들에게는 들리지 않겠지만, 꼬투리를 잡아서 신나게 비평, 욕 등을 해주면 좋겠다는 심뽀가 아니겠어요?
그래서 읽기 시작했습니다. 어라... 이게 뭐지?
맨 처음 내 눈을 거슬리게(?) 했던 것은 "수분공급작전센터"(아래 사진 우측 아랫쪽)
오호 재밌는데? 어허? 이건 뭐야? (수분공급작전센터 바로 위)
- 차게해서 마시면 _ 금.상.첨.화
- 알맹이는 상당한 맛
+ 껍데기는 플라스틱
= 표 리 부 동
누가 이런 아무도 잘 읽지 않는 곳에 이렇게 재미난 장난질을 한 거지?
(아래 사진 중앙 상단 부분)
음료가 가진 효과를 과장해서 이야기하면 법에 걸린다네요.
그러니까, 이 음료를 마신 뉴욕 출신 차 모씨가 5톤트럭을
이빨로 끄는 괴력을 갖게 됐다고 주장하려면
증거자료를 엄청나게 준비해야 한다는 거죠. 그건 결국
서울 사는 전 모양이 "이 음료의 할아버지"를 마신대도
살 한 가마 무게나 되는 아령을 열필 돌리듯 휘두를 수 있다고는
할 수 없단 이야기 입니다.
아무튼 이 음료를 마시고 난 뒤 17대1로 싸워도
머리털 하나 뽑히지 않았고, 새끼 손가락만으로 푸시업을
2백개 넘게 해냈다-라며 나서는 분들이 없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우리는 못하는 건 못한다 해요. 아시겠죠?
쫄지 않고 당당할 수 있는 파워!
계속 읽기 시작하면 할 수록... 재미속으로 빠져들어갔습니다. 나머지는 직접 읽어보시면서 그 재미의 세계로 푹! 빠져 보심이 어떠할지!!!
잘 안보이시죠? 으흐흐.. 저도 뻔한 장난질(?)을 한번 해봤습니다.
아래가 사진을 클릭하면 크게 읽으실 수 있습니다.
자, 어서 클릭!!!
네? 클릭 후 사진이 너무 크다고요?
그럼 다시 클릭해 보세요...... 라고 할 줄 알았죠?
티스토리 사진 편집기능이 시원치 않네요. 흠.
암튼. 전 이런 제품들이 좋습니다. 사람들을 잠시나마 기분좋게 하는 물건이요. 이 비타민 워터를 마시는 사람들이 모두 이런 라벨의 글을 읽지는 않겠지요? 이 세상 사람들이 저처럼 모두 글자 중독자는 아닐테니까. 하지만 이렇게 혹시 읽혀질지 모른다는 가능성에 시간과 노력과 열정을 불태운 상품.
전 이런 상품을 좋아합니다. 비싸지만 앞으로 비타민 워터를 마셔볼랍니다.
오늘은 석류맛 붉은 라벨을 마셨으니, 담에는 노란 넘도, 파란 넘도 마셔야지. 우하하.
※ 참, 어이가 없게도. 저 위에 있는 사진들도 클릭하니까 커지네요. 나, 원, 참.
에이 귀찮아서 그냥 둘랍니다.^^
※ 우하하...요기를 방문해 보세요.
역시 전 비타민워터의 기발한 마케터들에게 제대로 낚인 겁니다.
http://www.glaceauvitaminwater.co.kr
이 URL 타이핑치는데 한참 걸렸습니다. vitamin의 마지막에는 e가 없는데, 그걸 계속 모르고... 훗훗.
혹시 선명하지 않은 사진 때문에 계속 신경질 내고 계셨던 분 계시다면
위 웹사이트 클릭하고 들어가셔서 보세요.
내가 이럴 줄 알았어. 참.네.
라벨을 그대로 웹사이트에 옮겨놓았습니다.
항복!! 두손두발 몽땅 다 들었습니다.
그리고 박수!! 훌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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