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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이야기

원효대사는 1,300년전에 금강굴에 어떻게 올라갔을까?

설악산 금강굴에 다녀왔습니다. 2주전 만해도 설악산에는 눈이 많아서, 금강굴까지 가려면 아이젠이 있어야 했습니다. 오늘 가 보니 눈은 대부분 녹아 있어 등산이 어렵지 않았습니다.

속초에서 설악산을 가려면 신흥사를 거쳐야 합니다. 이 때문에 국립공원의 입장료가 없어졌지만, 이곳 설악산 국립공원에는 입장료라는 것이 있지요. 신흥사에서 문화재 관리기금의 명목으로 일정금액을 받고 있어서입니다.

어찌 되었건, 그래서 속초에서 설악산으로 들어가려면 신흥사를 거쳐야 합니다. 어차피 거쳐야 하는데 절도 좀 구경하고 해우소도 다녀오고...


해우소 앞 나무가 꽃봉우리를 피우고 있는데 너무나 예뻐서 찍어보았습니다. 낚시꾼이 접사로 찍었는데, 근사하지요?


해우소 앞 같은 나무인데, 찍는 방향에 따라 전혀 다른 장소에 있는 나무같이 느껴집니다. 인생도 그러하지요? 같은 삶이지만 어떤 사람이 보면 괜찮은 삶이어 보이기도 하고 또 어떤 사람이 보면 영 실망스럽기도 하고.


금강굴로 가려면 비선대를 거쳐가야 합니다. 비선대를 가는 길은 산책로처럼 매우 평평하게 잘 가꾸어져 있습니다. 오늘은 날씨도 맑아서 산책하기 그만이네요.


비선대를 지나 금강굴 표지판을 따라 올라가는데, 바위 위에 빨강색 점 같은 것이 움직이네요. 자세히 들여다 보니, 거미. 이렇게 예쁘고 깜찍한 거미는 처음 봅니다. 오늘은 참 운이 좋습니다. 다람쥐도 많이 보고, 산새는 낚시꾼과 제 주위를 뾰르르 뾰르르 쫓아 다닙니다.


비선대까지는 몇번 오르락 거려도 숨이 차지 않아서 드디어 내가 튼튼하고 건강해 졌구나 싶었는데, 금강굴로 접어들어서는 쒹쒹 숨도 차오르고 열걸음도 안되서 쉬어쉬어 가야 하네요. 경치는 장관입니다. 비선대에서 보던 웅장한 바위들을 한발짝 더 가까이 보게 되네요.


우아~ 우아~ 하는 감탄을 두걸음에 한번씩 하면서 오르고 또 오릅니다.


금강굴로 올라가는 길은 울산바위 길처럼 철계단으로 되어 있습니다. 가파른 계단 손잡이 너머로 설악산의 줄기들이 웅장하게 버티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저 계단 끝이 금강굴이라고 합니다.


원효대사가 1,300년전에 이곳 금강굴에서 수련을 하셨다 하는데. 그때 원효대사는 이곳에 굴이 있는 것을 어떻게 아셨을까요? 그때는 계단도 없었을텐데 어떻게 굴까지 올라가셨을까요? 낚시꾼이 궁금해 하네요.^^


금강굴 안에서 보면 설악산 대청봉을 볼 수 있습니다. 금강굴을 지키시는 보살님께서 봉우리와 능선의 이름을 하나하나 잘 가르쳐주셨는데, 몽땅 까먹었습니다. 대청봉이 어디인지만 기억하네요. 그게 어디예요. 흐흐


사진 중앙에 흰눈이 쌓여있는 뾰족한 봉우리가 대청봉이라고 합니다. 금강굴 안에서 찍었습니다.

오늘로 설악산이 네번째입니다. 낚시꾼 말이 산은 올 때마다 달라서 참 좋다 합니다. 정말 그러네요. 더 자주 와야 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