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파울로 코엘료에게 푹 빠졌습니다. 브라질 히우 지 자네이루가 고향이라고 하니 더 끌리는가 봐요.ㅎㅎ
그의 수필집, <흐르는 강물처럼>에서 몇 개의 글을 인용합니다.
가만히 앉아서 좀 쉬는 게 왜 이리 어렵단 말인가.
이런저런 생각들이 스쳐갔다. 일어나지도 않은 일 때문에 미리 걱정하는 친구들, 터무니없어 보이는 일로 인생을 낭비하는 지인들, 의미 없는 대화들, 핵심이 없고 길고 지루한 전화통화들, 자릿값을 하느라 일거리를 만들어내는 상사들, 하루라도 중요한 업무를 맡지 못하면 책상이 없어질까 초조해한느 직장인들, 저녁에 아이들을 내보내고 전전긍긍하는 어머니들, 공부와 시럼에 시달리는 학생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그놈의 풀을 사러 문구점으로 달려가지 않기 위해 나 자신과 싸워야 했다. 초조함이 극에 달했지만, 집 밖으로 나가지 않고 몇 시간만이라도 아무 일도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서서히 불안은 사라졌고 나는 내 영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그동안 내 영혼은 내게 할말이 많았을 텐데, 나는 너무나 오랫동안 바빴다.
바람은 여전히 거세게 불고 있다. 나는 바깥 날씨가 춥고 비가 내린다는 것, 그리고 내일은 풀을 사러 가야 할지도 모른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동시에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을 하고 있다. 귀 기울여야 했던 내면의 목소리를 듣고 있는 것이다.
아크바에 현자가 나타났다. 그러나 아무도 현자를 눈여겨보지 않았고, 그의 가르침을 진지하게 듣는 사람도 없었다. 결국 그는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되었다.
어느 날 그가 대로를 따라 걷는데 한 무리의 남녀가 뒤따르며 그에게 모욕의 말을 퍼부었다. 그는 모른 체하지 않고 돌아서서 그들을 축복했다.
그들 중 한 남자가 말했다.
"당신 귀머거리요? 이렇게 욕지거리를 쏟아붓는 우리를 축복해주다니!"
"누구나 자신이 가진 것만 줄 수 있는 법이지요." 현자의 대답이었다.
그토록 강렬한 사람을 살았으므로
풀은 말라버린 후에도 지나는 이들의 눈을 끄는 것.
꽃은 그저 한 송이 꽃일 뿐이나
혼신을 다해 제 소명을 다한다.
외딴 골짜기에 핀 백합은
누구에게도 자신을 내세우지 않는다.
꽃은 아름다움을 위해 살 뿐인데,
사람은 '제 모습 그대로' 살지 못한다.
토마토가 참외가 되려 한다면
그보다 우스운 일 어디 있을까.
놀라워라,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자기가 아닌 다른 무엇이 되고 싶어하는지.
자신을 우스운 꼴로 만들려는 이유가 무엇인가?
언제나 강한 척할 필요는 없고,
시종일관 모든 것이 잘 돌아가고 있음을 증명할 필요도 없다.
다른 이들이 뭐라고 하건 신경 쓰지 않으면 그뿐.
필요하면 울어라.
눈물샘이 다 마를 때까지.
(그래야 다시 웃을 수 있는 법이니) - 아이다 미쓰오, 시인&서예가
누구나 살면서 피해갈 수 없는 비극과 맞닥뜨리는 떄가 있다. 살고 있는 도시가 파괴되거나, 아이가 먼저 세상을 떠나거나, 근거없는 비난을 받으며 억울한 일을 당하거나, 갑자기 불치의 병에 걸리기도 한다. 삶은 위기의 연속이며, 이 사실을 망각한 사람은 운명이 준비한 도전에 무방비상태로 맞서게 된다.
고통에 직면할 때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오직 일어난 사건의 의미를 묻고 두려움을 극복하고 다시 일어설 준비를 하는 것뿐이다.
고통과 위기가 닥치면, 우선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 그런 감정을 우리와는 아무 성관 없는 것처럼 대해서도 안 되고, 매사 자책하던 것처럼 벌을 받는 거라고 여겨서도 안된다.
"사람의 가장 우스운 점은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모순이죠. 어렸을 땐 어른이 되고 싶어 안달하다가도, 막상 어른이 되어서는 잃어버린 유년을 그리워해요. 돈을 버느라 건강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가도, 훗날 건강을 되찾는 데 전 재산을 투자합니다. 미래에 골몰하느라 현재를 소홀히 하다가, 결국에는 현재도 미래도 놓쳐버리고요. 영원히 죽지 않을 듯 살다가 살아보지도 못한 것처럼 죽어가죠."
구하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주실 것이요, 찾으라, 그러면 찾을 것이요, 문을 두드리라, 그러면 너희에게 열릴 것이니라. 구하는 이마다 구할 것이요, 찾는 이가 찾을 것이요, 두드리는 이에게는 열릴 것이다. - 마태복음 7장 7~8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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