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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댁 서재

#92 :: 행복의 건축


행복의 건축
알랭 드 보통
★★★★★

이 작가의 책은 주제는 쉬워보여도 내용이 현학적이어서(작가가 철학자이니 의도와 상관없이 현학적) 처음 읽을 때는 어렵다. 이러한 이유로 3년전에 산 이 책을 제대로 읽어내지 못하다가 몇일 전부터 읽기 시작했다.

작가의 깊은 뜻 하나하나를 아직은 다 이해 못하지만, 집이라는 것, 건축물이라는 것에 대한 새로운 눈을 뜨는 좋은 기회였다.

결핍된 부분을 집이라는 장소에서 만족하려고 하는 인간의 심리가 집을 가꾸게 만든다는(작가가 이렇게 말하지는 않았지만, 암튼 내가 느낀 것은 그렇다) 말과 쓸데없어 보이는 도시 속 멋진 조형물들이 알게 모르게 그것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심리에 영향을 끼친다는 말이 지금까지도 남는다.

광화문에 있는 이순신 동상과 세종대왕 동상은 내게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초등학교에 있던 "난 공산당이 싫어요" 동상과 유관순 언니의 상은? 미시령 터널을 지나 속초에 들어서면 "야! 속초다"라는 3류 만화영화에서 방금 뛰어나온 것 같은 알록달록한 상징물이 있는데(내가 너무 싫어하지만 암튼) 이것은 어떤 영향을 내게 주었을까?

이 책을 읽기 전의 나와 이 책을 읽은 후의 내가 분명히 좀 달라졌음은 자명한 사실.
이것만으로도 책 값은 충분히 한 것 같다.
한번 읽어서는 안될 책. 다음에 또 읽으면 또 다른 감동이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