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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댁 서재

조지 오웰의 '1984'과 최인훈의 '광장'


조지 오웰의 '1984'를 오랜만에 다시 읽었다.
Big Brother로 유명한 디스토피아 소설. 세세한 줄거리가 가물 거렸더랬는데, 이번엔 확실히 잡았다. 여전히 구절구절은 기억나지 않지만 영화를 보듯 잘 묘사되어 있어 눈 감으면 첫장면부터 주욱 떠올릴 수 있다. 정말 멋진 소설이다. 평생 이런 책 한권만 쓸 수 있으면 지구에 왔다간 生이 후회되지 않을 것 같다. 조지 오웰이 부러울 따름이다.

'1984'를 읽은 후, 이유없이 다시 읽은 책이 최인훈의 '광장'이다.
그런데 참 희안하다. '1984'와 '광장'이 시대와 장소만 달라진 같은 소설이라는 느낌이 읽는 내내 들었다. '광장'의 주인공 '명준'이 월북을 하여 북한 공산주의에 대한 회의,비판을 하는 부분은 Big Brother가 지배하는 '1984'의 세상과 똑같다.

1984년이 지난 2011년. 오늘.
'1984'에서 말하는 디스토피아가 오지 않은 것은 매우 다행이다 싶지만, 조지 오웰이 말하지 않았던 다른 의미의 디스토피아가 올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세계 경제가 위기라는 소리는 이제 질릴 만큼 들었고 미국, 유럽이 에취하면 우리나라 주식시장이 5%도 좋고 6%도 좋고 내리막을 걷는다. 이제 바닥이겠거니 하고 빚내 산 개미들은 또한번의 급락장에서 피를 말리게 되고, 곧 누군가 한강에 구두만 남기고 어디론가 사라질 것 같은 예감이다.

모두가 각자의 이유로 불안해 하며 산다. 주위에 우울증을 겪는 사람들이 적지 않고 아프고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돈이 많은 사람들은 돈을 잃을까 불안하고 돈이 없는 사람들은 돈이 없어서 불안하다. 서울역 노숙자들은 어제부터 시작된 단속으로 이젠 잠자리가 없어져서 불안할 것이고 100일도 남지 않은 수능 준비생들은 시험 때문에 불안할 것이다.

정말 행복하기만 할 수 있는 세상은 없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