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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댁 서재

오체투지, 이 책을 읽으면 자꾸 '절'하고 싶어진다

 

'절'이 '저절로'의 약자라는 것을 처음 알려준 책이다. 이 책을 읽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자꾸 '절'을 하고 싶어진다. 흠...

 

몇 달 전에 언니에게 소개로 이 책을 알게 되었는데, 집 주변 도서관에서 이 책을 찾지 못해서 미루고 미루다가 하자센터 책방에 신규 도서 신청을 하고 엇그제 뽀얀 새 책을 받아 단숨에 읽었다.

 

나보다 몇 살 어린 작가는 내가 어리버리하게 대학 졸업하고 어리둥절하면서 회사 생활을 시작할 때, 하루에 1만배씩 100일을 했단다. 왜냐고? 태어나면서 부터 뇌성마비에 초등학교 들어가기도 전에 '곧 죽는다'는 판정을 받고, 그 길로 엄마 손에 붙들려 해인사 주지스님인 성철스님에게 갔더니 '매일 1천배씩 절해라'라고 하셨단다. 그 후로는 왜 절을 해야 하는지 알지도 못하고 묻지도 않으면서 절을 했고, 22년 넘게 하루에 1천배씩 하루도 빠지지 않고 절을 해서 이제는 제대로 걷고 말도 제대로 한단다. 그 뿐인가? 보통사람('보통사람'이란게 뭘까? 이 단어를 쓰면서 한참 망설였지만 다른 단어가 생각나지 않는다)도 하기 어려운 '국선'에  당선도 되고 화가도 되고, 보통사람은 꿈꾸기도 힘든 히말라야 등반도 했단다.

 

하루 1만배라. 내 경우 108배를 하는데 약 20분 정도가 소요되니까, 1만배를 하려면 20분 × 92.5(1만 ÷ 108) = 1,851분. 시간으로 환산하면 30.8시간이 걸린다. 즉 나는 하루에 1만배는 못한다는 것. 이런 절을 100일 동안 했단다.

 

'사람이란 자기에게 없는 재주를 남이 가지고 있는 것을 볼 때 언제나 현혹되는 법이다'라는 간디의 말처럼, 이 책을 읽는 내내 '나도 매일 1천배하면 새로운 인생을 살 수 있을까?"하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아직 '절'을 시작도 못했으니, 내가 꿈꾸는 '새로운 인생'에는 한 발짝도 내딛지 못한 것이지만.

 

엇그제 이 책을 읽은 후로는 계속 이 친구 '경혜'가 생각난다. 이렇게 내가 '경혜'를 생각하면서 이전에는 알지 못했던 그녀와 끈이 닿고 그녀와 나 사이에 있었을 '경계'를 없애서 내가 그녀에게 한발짝, 그녀와 같은 인생에 한발짝 다가서는 것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