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의 멋진 후배님이 한달 쯤 전에 준 책인데, 다른 책들을 읽느라 못 읽다가 어제 오후부터 손에 들었다. 정말 쉬지 않고 읽어 조금 전에 마지막 장까지 확인했다.
참 독특한 책이다. 박민규라는 소설가의 책은 이번이 처음.
장편소설 안쪽에 까만 글씨 말고 파랑색 글씨와 분홍색 글씨를 보는 것은 아마도 처음이 아닌가 싶다.
단락을 구분하는 방법도 새롭다. 마치 시를 읽는 듯 하다.
재미있어요 라며 후배가 건넨 책이었는데, 처음 몇 장 넘길 때는 재미있는 책은 아닌 것 같았는데, 책을 다 읽으니 후배가 말한 재미라는 것이 이런 거였구나 싶다.
십년 전 쯤 아내의 말에서 힌트를 얻어 이 소설을 쓰게 되었다는 작가. 아내의 말은 이랬다 한다.
"못 생긴 여자가 사랑하는 이야기는 없나?"
그래서 썼단다. 6년 동안. 열심히.
앞으로도 쓰겠단다. 더 열심히.
그런데... 요즘 성공적이라는 소설들이 모두 약간 어두워서 다 읽고 나면 마음이 무거워진다. 이 작가도 스스로는 해피엔딩이라고 했지만, 독자인 나의 의견은 꼭 해피엔딩은 아닌 것 같다. 못생긴 여자의 사랑 이야기라서 그럴까? 아니면 요즘 소설계의 추세인가.
암튼. 이 소설에 나오는 몇가지 단어들이 있어 소개한다.
- 삶, 생활
- 부끄러워하고, 부러워하고
몇가지 더 있었는데, 잊었다. 그렇다고 이 책을 다시 처음부터 볼 건 아닌 것 같아서 포기한다.
오후에 속초 도서관에 갔더니 Best Seller 코너에 이 책이 걸려 있었다. 그랬구나, 싶었다. 잘 읽힐만한 책이었구나.
처음에는 예상하지 못한 반전의 반전도 있고, 다른 장편소설에서는 볼 수 없는 시적인 구성이 맘에 든다. 나름 내용도 짜임새 있고, 소설의 내용 전반을 흐르는 인간애와 삶에 대한 시선이 좋았다.
주인공의 나이가 스무살과 서른살 즈음이라는 것이 좀 낯설긴 하다. 이런 내용을 꾸리기엔 너무 어린 것 아닌가 싶긴 한데, 한편으로 내가 나이를 너무 많이 먹었나 보다 하는 생각도 든다.
읽어볼 만한 소설이다. 후배님! 감사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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