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정월대보름날 '망우리'라는 것을 돌렸습니다. 서울에서는 '쥐불놀이'라고 하는데, 이곳 속초에서는 '망우리'라고 한다 합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쥐불놀이 하는 것을 보고, 직접 돌려도 보았습니다.
못 쓰는 깡통에 숯불로 만든 씨앗 불을 조금 넣고 깡통에 연결되어 있는 긴 철사줄을 잡고 팔을 크게 휘저으면, 깡통 속 불이 바람의 영향으로 더 활활 타오르면서 불이 점점 커지죠. 망우리를 좀더 세게 휘저으면 '우웅~우웅~' 소리를 내기도 하고요. 캄캄한 밤에 하는 놀이라서 멀리서 보면 망우리를 돌리는 사람은 보이지 않고 둥그랗게 돌아가는 망우리만 보이지요.
아빠, 엄마 따라 나온 아이들은 처음에는 불을 보고 겁내 하다가 조금 지나면 서로 더 큰 망우리를 돌리겠다고 야단들입니다. 한쪽 옆에서는 씨앗불을 업소용 고추장통에 넣고 석쇠하나 얹어 두툼한 삼겹살과 양념한 닭날개를 열심히 구워 먹지요.
이런 것이 사람 사는 맛이고 멋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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