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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이야기

양양 4일장


양양 4일장에 다녀왔다. 4일장이니까, 매월 4일, 14일, 24일 양양 중심부에서 큰 장이 서는 거다. 우리가 간 3월 14일은 일요일이어서 다른 때보다 사람들이 많은 편이라고 한다. 같이 갔던 속초 토막이 분의 말씀이다. 장이 서는 것을 제대로 본 것이 이번이 2번째다. 제주도에서 큰 장이 서는 걸 본 후라, 낚시꾼은 양양 장에 대해 큰 기대는 하지 말라고 했다. 그래서 인지 예상보다는 규모도 크고 사람도 많아서 약간은 놀랐다.

봄이 곧 다가올 거라서 그런 건지, 장이라는 곳이 원래 이런 곳인지, 나무와 꽃을 파는 곳이 유독 많았다. 그리고 정말 실제로 나무와 꽃을 사가는 사람들도 많고... 세상은 정말 내가 생각하는 것과 다른 생각과 생활방식을 가진 사람들이 정말 많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장에서 빠질 수 없는 것. 바로 멍멍이 군단과 토종닭 군단. 멍멍이들 바로 앞에 멍멍이들 주인으로 추측되는 아주머니들이 뚫어져라 보고 있어서 귀여운 멍멍이들 사진은 제대로 못 찍었다. 토종닭도 그렇고... 아쉽다.


이번 장에서 제일 신기하고 희안한 것들이 많았던 곳. 바로 골동품 매장. 어쩌면 그렇게 다양한 물건들이 많은지. 먼지 뽀얗게 쌓인 물품들을 정성들여 전시해 놓고 있는데. 구경꾼들은 정말 많은데, 정작 사는 사람들은 많지 않은 듯.^^


하하, 이 난로는 정말 오랜만에 보는 거다. 아니, 내가 실제로 본 적이 있나 싶기도 하다. 아무튼 같이 간 분의 말씀에 의하면 작동이 될 것 같다 한다. 탐이 나서 이리저리 한참을 보다가 억지로 발을 떼셨다. 난로 옆에 쥐덫... 이건 나도 본 적이 있다. 흐흐.


하하.. 정말 다양한 과자와 사탕들이 있다. 그리고 이곳에서 과자와 사탕ㅇ르 사는 사람도 정말 많다. 눈깔 사탕이라는 것. 이날 처음 봤다.


봄이 오긴 왔나 보다. 가게와 가게 사이에 이렇게 조그맣게 종이를 깔아 놓고는 봄나물을 파는 사람들도 있다. 이렇게 작은 매장은 대부분 할머니들이 운영하신다. 어떤 할머니는 배 몇개를, 감 몇개를 담아 오셔서 팔기도 하고, 또 어떤 할머니는 감자 몇상자, 찹쌀 몇 바구니를 가지고 나오시기도 하셨다.


야하. 이곳이 바로 양양 장터의 클라이막스라고 하는, 오뎅집이다. 일반 오뎅은 300원, 빨강색 표시가 되어 있는 오뎅은 500원인데, 크기는 같지만 빨강색은 매운 맛이 난다. 이곳에서 오뎅을 먹으려면 한참을 기다려야 할 만큼 사람들이 북적인다. 먹어 보니 오뎅맛도 맛이지만, 오뎅국물 맛이 예술이다. 오뎅국물 통을 들여다 보니, 게도 몇마리 있고, 황태 머리도 몇마리 둥둥 떠있다. 이것이 이 집 국물맛의 비밀이라는데...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오뎅을 이날 하루에 몽땅 팔고 간단다. 우하하, 나도 오뎅집이나 하나 낼까 싶다. 흐흐.


대충 장구경을 하고 나오려는데 군복들을 전시해 놓은 곳이 있어서 구경하러 들어갔다. 이미 한두번 입었던 군복이라고 하는데, 값은 제법 비쌌다. 어떤 것은 10만원이 넘기도 한단다. 시골 장이라고 얕볼 게 아니다.


속초 사람들은 양양을 "야양"이라고 부른다. 이유는 잘 모르겠는데, 발음은 양양보다 야양이 좀 쉽긴 하다. 다음 장날에는 속초댁과 낚시꾼만 와서 장터에서 파는 족발을 속초 분들께 배달하기로 했다. 족발이 값은 저렴한데, 그 맛이 일품이다. 보통 족발하고는 달리 이 족발은 발목 아래 부분만을 파는 것인데, 족발 매니아들은 콜라겐 성분이 무지무지 많은 이 부분을 좋아한다고 한다. 난 별론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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