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장의 DVD를 추천합니다, 그것도 강력히 추천합니다.
첫번째 DVD는 <작별>입니다.
'크레인'이라고 과천서울대공원에서 10여년 전에 태어난 호랑이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동물원의 동물에 대한 이야기를 찍은 다큐멘터리입니다. 크레인은 새끼일때는 그나마 언론이나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지만, 최근까지는 곧 망할 것 같은 동물원에서 제대로 된 먹이조차 공급받지 못했습니다.
작년 말에 동물단체 등의 노력과 박원순 서울 시장님의 열린 귀 덕분에 다시 과천대공원으로 옮겨졌고, 다행히 건강을 되찾고 있다고 합니다.
동물원의 동물들은 '학습'이라는 가면 뒤에 숨은 인간들의 눈요기를 위해 자신이 태어난 곳에서 혹은 자신이 살아야 할 곳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이동되어 살고 있고, 동물원이라는 좁고 열악한 환경에 갇혀 살고 있습니다.
잘 알지도 못하는 제 말이 무슨 힘이 있겠습니까. 이 DVD를 같이 보았으면 합니다.
두번째 DVD는 <어느 날 그 길에서>입니다.
로드킬(Road Kill)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도로에서 자동차 때문에 죽음을 당하는 수많은 동물들.
이 DVD를 보고 처음으로 알게 된 사실이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도로가 많은 나라라는 것. 1제곱킬로미터 당 1킬로미터의 도로가 있다고 합니다.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고속도로 길이가 10만 킬로미터 정도 되는데, 한국도로공사는 2030년까지 20만 킬로미터로 늘리겠다고 했다 합니다. 누구를 위해서?
제가 속초에 살 때 귀한 소나무를 모조리 뽑아내면서 속초 ~ 양양 고속도로를 내는 공사 현장을 본 적이 있습니다. 미시령 터널이 이미 뚫였고 이곳을 통과해서 속초를 거쳐 양양으로 갈 수 있는 길이 이미 있는데 또다른 고속도로를 내는 것을 보고 처음엔 의아했지만, 내가 모르는 큰 뜻이 있겠지 하면서 넘겼었습니다.
그런데 아니더라고요. 우리나라에는 쓸데없이 고속도로, 쓸데없이 도로를 확장하느라고 낭비되는 세금이 9조원이라고 합니다. 그 쓸데없는 고속도로라는 것은 2중, 3중으로 나란히 만들어지는 고속도로라고 하는데, DVD 중간에 보면 사진으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경악의 순간입니다.
제가 내고 있는 세금이 아깝다 라는 작은 차원이 아닙니다. 이 때문에 땅이, 동물이, 공기가, 나무가, 물이 고통받으면 결국 우리가, 내가 고통받게 될 것이라는 도미노 현상은 왜 그 분들은 모르는 걸까요.
참 궁금합니다. 그 분들은 무엇을 위해 그 일들을 하고 있는 걸까요?
회사를 그만둔 후에 후배들을 만나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일을 바쁘게 하려고만 하지마. 잠시 일을 하지 말고 생각을 좀 해봐."
지금 그 분들이 해야할 일이 바로 "일을 잠시 접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로드킬(Road Kill), 쓸데없이 왜 동물들이 고속도로로 내려와서 난리야? 라고 말하면 이제 바보 소리 듣게 되실 겁니다. 이 DVD를 보시면 왜 바보 소리를 듣게 될 지 알 수 있습니다. 꼭 보시길.
이 DVD는 구매를 하셔서 보셨으면 합니다. 이게 좀 어렵다고 생각되시면, 가까운 도서관에 구매신청을 해서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 다큐멘터리를 찍은 감독님 홧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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