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인간일지라도, 사는 세계가 다르면 말만으로는 의사의 소통이 불가능할 경우가 많다. (18권 116페이지, 가쓰모도)
얘기란 어떻게 받아들이는가에 따라 이렇게나 달라지는 것이다. (18권 117페이지)
유기무다 : 마당에는 아직 부용꽃이 피어 있다. 저 꽃은 왜 저렇게 해마다 해마다 피는 것일까?
다이스께(유끼무라의 아들) : 꽃이 왜 피느냔 말씀이지요? 꽃도 생물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것이 어째서 존재하느냐..고 물으신다면 神佛이 만드셨기 때문이라고 밖에는 달리 대답할 도리가 없습니다.
유기무다 : 그렇다. 옳은 말이다. 알겠느냐? 인간에겐 지는 버릇이 있지. 동시에 말이다. 약한 자를 편드는 버릇도 또한 있는 거다. 왜 그렇 버릇이 있느냐고 묻는다면 꽃이 왜 해마다 피느냐고 하는 것과 같이 그렇게 간단히 대답할 수는 없는거다. 언젠가 너도 너대로 그것을 이해할 때가 있으리라. (18권 147페이지)
꽃에도 여러가지가 있지 않느냐. 부용도 있고 국화도 있고, 도라지 꽃도 있고, 미타리도 있다. 인간도 같은 것. 똑같은 얼굴을 갖고 있지만 각자 각자 기질도 생각도 다른 법이다. 그러니까 나는 너에게 굳이 입성할 것을 권하지 않는다.(18권 147페이지, 유기무다)
싸움이란 승패와는 달리 지상에 깊은 원한의 뿌리를 박는다. 과격하게 승리를 하면 그 뿌리는 점점 크게 번져서 뒷날 뜻밖의 곳에서 불행한 싹을 내미는 것이다. (18권 176페이지, 이에야스)
인간의 눈이 얼마나 부정확한가도 잘 알고 있었다. 미숙한 자는 눈으로 사실을 보지 않고 감정으로 사태를 판단한다. 좋아하는 것에서는 미점만 골라내고 싫어하는 것에서는 결점만을 찾아낸다.(18권 178페이지)
사자는 토끼를 잡는데도 최선을 다한다고 하지 않는가. (18권 185페이지, 이에야스)
생명의 위험이 없는 세상에 살고 있노라면 인간은 마음 속에 있는 말을 곧이 곧대로 입에 올리게 된다. 그러나 평화는 그리 오래 계속되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그 정직함이 이윽고 자기에게로 칼날을 부를 위험한 헛점이 되지 말란 법도 없다.(18권 192페이지)
배도 팔부쯤 부른게 건강에 좋은 것과 마찬가지로 승리도 팔부쯤으로 충분한 거야. 너무 이기면 과식한 것과 마찬가지로 몸에 해는 될지언정 약은 되지 않아. 그대도 그걸 잊지 말게. (18권 254페이지, 이에야스)
파괴는 쉽지만 건설에는 막대한 경비가 든다. 전쟁엔 이겼지만 백성을 도탄에 허덕이게 한다면 위에 설 자의 마음가짐으로서는 상책이 아니지. 대등한 싸움이라면 모르되 이건 시간이 흐르면 반드시 이길 싸움이야. 어떤가. 그대가 장군에게 장기전의 각오를 권해 주지 않겠나? (18권 268페이지, 이에야스)
세끼슈우사이님은 인간에게는 단 하나. 꽁꽁 얽힌 채 풀지 못할 부자유가 있다고 제자들에게 깨우쳐 주셨습니다. 그 부자유란 生과 死라고. (18권 200페이지, 유끼무라)
하늘은 사람 위에 사람을 만들지 않고 사람 아래에 사람을 만들지 않았습니다. 모두들 생사라는 큰 사슬로 우주에 매여진 一視同仁의 자손들입니다. (18권 201페이지, 유끼무라)
이 세상의 싸움은 말이야. 실은 여자와 남자들의 영원한 싸움이었는지도 모른다. 낳자, 늘리자, 땅을 채우자..그 한가닥인 여자패와 죽이자, 사냥하자, 뺏자고 혈안이 되어 허우적거리는 남자들과의 말이오. (18권 323페이지, 유끼무라)
불의를 행하는 자는 반드시 천벌을 받는다. 불교의 善因善果 惡因惡果의 이치는 언제나 인간의 세계를 관찰하는 부동의 이치로 인식해야 돼. 신불이 허락하지 않는 개인의 뜻은 이 이에야스의 뜻이 아니다. 힘만 믿고서 오직 이기기만 한다면 결코 참된 승리가 아니니까 말이야.(18권 331~332페이지, 이에야스)
세상에는 큰 비극이 일어날 때엔 반드시 우수꽝스런 도화사 같은 인물이 실력 이상의 지위에 앉아 허우적거리는 법이다. (18권 358페이지)
참자운 지혜자란 남이 하는 말을 여러가지로 들어보아서 그 중 좋은 지혜를 이용하는 사람이다. (18권 363페이지, 이에야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