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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댁 서재

불과 꽃, 그리고 바람 그날, 이렇게만 내려줬어도... 거실창 앞에서 봄비를 향해 혼잣말을 했다. 환기를 하려다 말고 서둘러 창을 닫았다. 빗물을 머금은 재들이 뿜는 냄새는 바람을 타고 순식간에 집안까지 몰려들어왔다. 영랑호를 시뻘겋게 불태웠던 화마의 악몽이 떠올랐다. 그날, 내가 서울에 가지만 않았어도 불이 나지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그날, 북양양IC를 지나며 보았던 노을은 속초에서 본 중 가장 예쁜 빛깔이었다. 속초의 석양이 이렇게 붉었던가, 이상하단 생각이 들자마자 핸드폰이 요란하게 울렸다. 고성에 큰 불이 났어. 속초로 번지고 있어. 어서 피해. 하지만 난 집을 향해 발길을 재촉했다. 집 근처까지 닿은 불은 시뻘건 혓바닥을 쉴새없이 휘두르고 있었다. 새벽 2시, 몸을 가누기 힘들도록 불어대던 바람이 순식.. 더보기
2013, monthly message for myself January How do you know mother's gonna let you keep that kitten? How do you know she's not? - a long way from Chicago February When you take a trip like this, you start when you choose, but you get there when God chooses. - Friday and Robinson March 알기 보다 판단하기로 선택한 것이 평화를 잃는 원인이었다. - ACIM 58 page 고요해져서 내가 神임을 알라 - ACIM 63 page April Don't sweat the small stuffs. - 행복한 사람의 특징 중 하나 정말 神은 나를 미치도록 사.. 더보기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 성철스님께서 이런 말을 하셨다죠."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 아주 예전에 이 말을 듣고는, "그래서?" 뭐 이런 정도밖에 할 말이 없었습니다. 느끼는 것도 별로 없었고, 도대체 뭘 말하려고 하는지는 생각조차 못했죠. 그저 대단한 분의 말씀이니 뭔가 큰 뜻이 있겠지 정도만 생각하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어제 '혹시 이런 뜻이 아닐까' 하는 깨달음 비슷한 것이 있었습니다. 어제 아침 청소를 하다가 안방 붙박이장 밑으로 손바닥 두개만큼의 물이 흘러나와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어머나'하는 놀람과 함께이것이 의미하는 많은 일들(벽에 물이 스몄을 것이고, 이것에 벽에 곰팡이를 만들 것이고, 이것 때문에 장속 옷이 망가질 수도 있고, 그러면 빨래나 드라이를 또 해야겠군 등)이 순식간에 떠오르면서 걱정하기 시작.. 더보기
my notebook 예전에는 책을 읽다가 기억해두고 싶은 글을 만나면 밑줄을 긋곤 했는데 언제부터인가 수첩에 옮겨적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그런데 이 습관이 꽤나 유용합니다. 지하철안에서나 친구를 기다리는 짜투리 시간에 수첩을 펴 읽으면 어느새 도착역에 와있고 늦어서 미안하다며 호들갑을 떠는 친구가 오기도합니다. 앞으로도 이 습관은 제 인생에서 계속될 듯 합니다. 더보기
금강경 (우리말 금강경) 금강경 金剛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한 때에 부처님께서는 사위국의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는데, 큰 비구들 1250인과 더불어 계시었다. 이 때에, 세존께서는 밥 때가 되니 옷을 입으시고 바리를 지니시고 사위 큰 성으로 들어가시어 밥빌으셨다. 그 성 안에서 차례로 빌으심을 마치시고, 본래의 곳으로 돌아오시어, 밥 자심을 마치시었다. 옷과 바리를 거두시고, 발을 씻으심을 마치시고, 자리를 펴서 앉으시거늘. 이때, 장로 수보리가 대중 가운데 있다가, 곧 자리에서 일어나, 웃 옷을 한편으로 걸쳐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쪽 무릎을 땅에 대고, 손을 모아 공경하며, 부처님께 사뢰어 말하였다. "희유하신 세존이시여! 여래께서는 뭇 보살들을 잘 호념하시며, 뭇 보살들을 잘 부촉하여 주십니다. 세존이시여! 선남자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