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서른살이 되기 몇 일 전에 어떤 사람이 자신은 이런 물음을 항상 한다면서 해 준 말이 있다. "나는 누구인가? 이 세상에 나는 무엇인가? 우리는 어디서 왔으며, 또 어디로 갈 것인가?" 그 말을 듣고 나니 그 말을 한 사람이 달리 보였고, 그때부터 나도 종종 그 말을 떠올리게 되었다.
한참이 지난 후에 그런 말이 그 사람이 지어낸 말이 아니라는 것과 고갱의 유명한 그림의 제목도 그와 같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Where do we come from, what are we, where are we going).
서른에 그 말을 들었을 때 한번도 '나'가 누구인지에 대한 고민을 해본 적이 없어서 많이 부끄럽고 당황스러웠던 기억이 난다. 잘 살려고 바등거리고 남보다 잘 하려고 애는 썼지만, 내가 누구인지에 대한 생각은 해 본 적이 없었던 것이다.
매일매일 가야 하는 일터가 없고 안하면 큰 일 날 일이 적은 일상을 살다보니 나와 내 인생에 대한 자문을 많이 하게 된다. 그래서 스님들 책도 읽고, 예수님 책도 읽고, 인디언들의 책도 읽었다. 마음의 신비라든가, 생각과 집중의 힘, 명상에 대한 책도 읽고 따라해 보기도 했다. 책에서 말하는 것들은 눈 감고 마음을 들여다 보고, 세상과 우주의 에너지를 느끼면 예수님 말처럼 "Whatever you ask in prayer, believe you reveived it"이란다. 이 쉬운 것이 참 어렵다. 그냥 믿으면 다 내 것이라는데, 불안과 두려움, 불신이 불뚝불뚝 일어나 평상심을 흙탕물로 만들고 한가지 일에 집중하는 마음을 흩트린다.
오늘은 <스님은 사춘기(명진스님의 수행이야기)>를 읽었다. 한번쯤 그 앞을 지나가 본 적이 있는 강남 한복판에 있는 봉은사 의 주지스님까지 하신 스님의 자서전적 이야기이다. 제목에서와 같이 가리고 숨김없이 스님의 사춘기적인 활약(?)을 편안하게 읽어볼 수 있었다.
이 책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 중에 이런 말이 있다. 不思善 不思惡.
이 세상에 '선'이 무엇이고 '악'이 무엇인가. 다 인간들이 만들어 놓은 굴레가 아닌가.
'선'은 명주실로 만든 실로 내 몸을 꽁꽁 감싸고 있는 것이고, '악'은 가시줄로 만든 실로 내 몸을 칭칭 감싸고 있는 것이란다. 어찌 명주실은 좋고 가시줄만 나쁘다 할 수 있겠냐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든 생각들이 있다.
- 나는 누구인가.
- '나'가 혹시 '나'가 아닌 건 아닐까. 그렇다면 몸 빌려 살고 있는 내가 나한테 좀 잘 해줘야 하지 않을까.
- 내가 내 몸에게 잘 해준다는 건 무얼까. 몸이 생명력을 다해 내가 떠나갈 때, 몸이 본전 생각나지 않도록은 살아야 하지 않을까. 그렇게 살려면 어찌 해야 할까.
- 사는게 뭘까.
- 밥 안 굶고 춥지 않으면 되나. 그리 살면 되나. 더는 없나.
- 행복하게 살려면 어찌 살아야 하나.
- 지옥과 천국은 서로 다르게 생긴 것이 아니라 같이 사는 사람들이 어떤가에 따라 지옥도 천국도 된다고 한다. 나는 지금 내 세상을 지옥으로 만들고 있나, 천국으로 만들고 있나.
몇일 전에 여의도에 있는 증권사에 간 적이 있다. 몇 가지 일을 창구에서 보고 있는데, 나이 지긋한 아주머니가 옆으로 쑥 나타나더니 "오늘 무슨 일 있어요?" 한다. "네?" 난 어리둥절 해서 돌아보았는데, 창구 직원은 약간 귀찮다는 듯이 "아니예요. 아무 일도 없어요."한다. 내 일이 바빠서 주위를 둘러 보지 못하고 있었는데, 그 아주머니 덕택에 창구 안을 둘러보게 되었다. 이곳이 일명 증권사 객장이라고 하는 곳인가 본데, 하나같이 커다란 명품가방을 든 아주머니들이 삼삼오오 앉아 이야기를 나누다가 컴퓨터 단말기 앞에 갔다가를 반복하고 있다. 윗층에도 비슷한 곳이 있었는데, 그곳에는 내 아버지뻘 되는 아저씨들이 똑같은 일을 하고 있다. 평일 낮 2시반. 하늘은 파랗고 봄기운이 생생한 이때, 이 사람들은 여기서 무엇을 하고 있는 걸까?
부유한 삶을 원한다면 돈(결과)이 아니라 돈을 버는 방법(원인)에 집중해야 한다고 한다. 돈 많이 준다는 회사나 직업을 택했던 내 과거를 돌아보게 한다. 나이 많이 먹어서 나는 증권사 객장이 아니라 바닷가나 산에서 낚시꾼과 여유롭게 놀 것이다. 이 사람들도 명품가방만 포기할 수 있다면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이 아닐까?
생각은 많은데 정리는 아직 안된다.
한참이 지난 후에 그런 말이 그 사람이 지어낸 말이 아니라는 것과 고갱의 유명한 그림의 제목도 그와 같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Where do we come from, what are we, where are we going).
서른에 그 말을 들었을 때 한번도 '나'가 누구인지에 대한 고민을 해본 적이 없어서 많이 부끄럽고 당황스러웠던 기억이 난다. 잘 살려고 바등거리고 남보다 잘 하려고 애는 썼지만, 내가 누구인지에 대한 생각은 해 본 적이 없었던 것이다.
매일매일 가야 하는 일터가 없고 안하면 큰 일 날 일이 적은 일상을 살다보니 나와 내 인생에 대한 자문을 많이 하게 된다. 그래서 스님들 책도 읽고, 예수님 책도 읽고, 인디언들의 책도 읽었다. 마음의 신비라든가, 생각과 집중의 힘, 명상에 대한 책도 읽고 따라해 보기도 했다. 책에서 말하는 것들은 눈 감고 마음을 들여다 보고, 세상과 우주의 에너지를 느끼면 예수님 말처럼 "Whatever you ask in prayer, believe you reveived it"이란다. 이 쉬운 것이 참 어렵다. 그냥 믿으면 다 내 것이라는데, 불안과 두려움, 불신이 불뚝불뚝 일어나 평상심을 흙탕물로 만들고 한가지 일에 집중하는 마음을 흩트린다.
오늘은 <스님은 사춘기(명진스님의 수행이야기)>를 읽었다. 한번쯤 그 앞을 지나가 본 적이 있는 강남 한복판에 있는 봉은사 의 주지스님까지 하신 스님의 자서전적 이야기이다. 제목에서와 같이 가리고 숨김없이 스님의 사춘기적인 활약(?)을 편안하게 읽어볼 수 있었다.
이 책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 중에 이런 말이 있다. 不思善 不思惡.
이 세상에 '선'이 무엇이고 '악'이 무엇인가. 다 인간들이 만들어 놓은 굴레가 아닌가.
'선'은 명주실로 만든 실로 내 몸을 꽁꽁 감싸고 있는 것이고, '악'은 가시줄로 만든 실로 내 몸을 칭칭 감싸고 있는 것이란다. 어찌 명주실은 좋고 가시줄만 나쁘다 할 수 있겠냐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든 생각들이 있다.
- 나는 누구인가.
- '나'가 혹시 '나'가 아닌 건 아닐까. 그렇다면 몸 빌려 살고 있는 내가 나한테 좀 잘 해줘야 하지 않을까.
- 내가 내 몸에게 잘 해준다는 건 무얼까. 몸이 생명력을 다해 내가 떠나갈 때, 몸이 본전 생각나지 않도록은 살아야 하지 않을까. 그렇게 살려면 어찌 해야 할까.
- 사는게 뭘까.
- 밥 안 굶고 춥지 않으면 되나. 그리 살면 되나. 더는 없나.
- 행복하게 살려면 어찌 살아야 하나.
- 지옥과 천국은 서로 다르게 생긴 것이 아니라 같이 사는 사람들이 어떤가에 따라 지옥도 천국도 된다고 한다. 나는 지금 내 세상을 지옥으로 만들고 있나, 천국으로 만들고 있나.
몇일 전에 여의도에 있는 증권사에 간 적이 있다. 몇 가지 일을 창구에서 보고 있는데, 나이 지긋한 아주머니가 옆으로 쑥 나타나더니 "오늘 무슨 일 있어요?" 한다. "네?" 난 어리둥절 해서 돌아보았는데, 창구 직원은 약간 귀찮다는 듯이 "아니예요. 아무 일도 없어요."한다. 내 일이 바빠서 주위를 둘러 보지 못하고 있었는데, 그 아주머니 덕택에 창구 안을 둘러보게 되었다. 이곳이 일명 증권사 객장이라고 하는 곳인가 본데, 하나같이 커다란 명품가방을 든 아주머니들이 삼삼오오 앉아 이야기를 나누다가 컴퓨터 단말기 앞에 갔다가를 반복하고 있다. 윗층에도 비슷한 곳이 있었는데, 그곳에는 내 아버지뻘 되는 아저씨들이 똑같은 일을 하고 있다. 평일 낮 2시반. 하늘은 파랗고 봄기운이 생생한 이때, 이 사람들은 여기서 무엇을 하고 있는 걸까?
부유한 삶을 원한다면 돈(결과)이 아니라 돈을 버는 방법(원인)에 집중해야 한다고 한다. 돈 많이 준다는 회사나 직업을 택했던 내 과거를 돌아보게 한다. 나이 많이 먹어서 나는 증권사 객장이 아니라 바닷가나 산에서 낚시꾼과 여유롭게 놀 것이다. 이 사람들도 명품가방만 포기할 수 있다면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이 아닐까?
생각은 많은데 정리는 아직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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