푹푹 찌던 여름이
하룻저녁 바람에 가을에게 자리 내주는 걸
태어나 처음 보았습니다.
그 쨍쨍하던 기세, 어디가고
한방에 고개 숙이는지, 하도 희안해서
만나는 사람마다 잡고 물었습니다.
신기하지 않냐고...
그런데 사람들 답이 한결같아 놀랐습니다.
늘 이렇지 않았냐고.
가을비가 옵니다.
아파트 좁은 베란다 넘어 그 빗소리가 들립니다.
잠들락말락 하던 남편이 이런 말을 합니다.
"빗소리 좋다"
그리고 또 이렇게 말합니다.
"처마있는 집에 살았으면 좋겠다"
마누라 무릎 베고
처마 끝으로 똑똑똑, 비꿈 꾸고 있을
남편의 팔베개 위에서
그 마누라는 생각합니다.
처마있는 집은 아니지만
좁은 베란다 뚫고 내 귀까지 와준 빗소리
타다닥 타닥 드르렁 드렁
드르렁 드렁 타다닥 타닥
이것도 좋구나!
2013. 09.10.
하룻저녁 바람에 가을에게 자리 내주는 걸
태어나 처음 보았습니다.
그 쨍쨍하던 기세, 어디가고
한방에 고개 숙이는지, 하도 희안해서
만나는 사람마다 잡고 물었습니다.
신기하지 않냐고...
그런데 사람들 답이 한결같아 놀랐습니다.
늘 이렇지 않았냐고.
가을비가 옵니다.
아파트 좁은 베란다 넘어 그 빗소리가 들립니다.
잠들락말락 하던 남편이 이런 말을 합니다.
"빗소리 좋다"
그리고 또 이렇게 말합니다.
"처마있는 집에 살았으면 좋겠다"
마누라 무릎 베고
처마 끝으로 똑똑똑, 비꿈 꾸고 있을
남편의 팔베개 위에서
그 마누라는 생각합니다.
처마있는 집은 아니지만
좁은 베란다 뚫고 내 귀까지 와준 빗소리
타다닥 타닥 드르렁 드렁
드르렁 드렁 타다닥 타닥
이것도 좋구나!
2013.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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