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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댁 서재

대망(2권)


삶이 꿈이냐? 죽음이 꿈이냐? (2권 70페이지, 하찌야가 히로다다를 벤 후 생각한 것)

저 녹음 속에 단 한그루 단풍나무의 붉은 가지가 섞여 있지요? 저 단풍은 여름 동안엔 잎사귀 중에서 오직 하나인 빨강이었소. 저 색다른 것을 파아란 잎들은 어째서 붉은 단풍만 빨간 것일까, 하고 어쩌면 웃을 지도 모르오. 허지만 때가 오면 둘레의 나무들이 붉게 물들어 단풍나무도 언젠가는 빨강 속에 묻혀가는 것이오. 묻혀가면 이번에는, 어느 것이 단풍나무였는지 구별도 안되는 채 잊혀지고, 오히려 빨간 색이 모자란다고 구박을 받을 지도 모르오. 나는 저 단풍이 되고 싶소. 나는 단풍의 마음을 이어받은 무장이 갖고 싶소. 여승님, 그것이... 이 셋사이가 안죠의 작은 성에 구애받고, 오까사끼 당에서 특히 냉혹한 이유입니다.(2권 107페이지, 셋사이가 가야인에게)

나는 지금 문득 인생을 알았어. 인간의 일생이란 슬픈 고집이라는 것을 알았어. 나는 지금 인생의 고집을 부렸다. 임자들은 그것으로서 체면을 짓밟혔다. 좋아. 자, 멋대로 찔러서 멋대로 내 목을 갖고 가거라.(2권 161페이지, 다께지요를 오다에서 인수하고 오는 도중 오오꾸보 신빠찌로가 한 말)

사람을 키우는 데 냉혹한 방법은 일찍부터 美食을 시키고 여성을 떠맡기는 것이라고 생각 안되는가? 이 두가지를 떠맡겨서 범의 새끼다, 용이다, 하고 추켜세운다. (2권 166페이지, 요시도모가 신하들에게 다께찌요의 다름에 대해 한 말)

그대는 단번에 모두들에게 그대의 존재를 기억케 만들었다. 그것도 속을 알 수 없는 담찬 아이로서. 그 점에서는 훌륭했지만, 그와 같이 기억되면 언제나 엄한 감시를 당한다. 옛말에 범을 들에 놓아준다는 말이 있는데...(2권 179페이지, 셋사이가 다께찌요가 정월 초하루 연회에서 오줌을 눈 것에 대해 다께찌요에게 하는 말)

공자의 제자 중 자공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 자공이 어느 때 정치란 무엇일까요 하고 공자에게 물었을 때 공자는 이렇게 대답했다. 무릇 국가에는 食과 兵과 信이 있엉야 한다고. 만약 어떤 형편으로 그 세가지를 갖출 수 없을 경우네는 兵을 버리고 食을 버리는 순으로 하라고. (2권 180페이지, 셋사이가 다께지요를 가르치는 첫 날)

노부유끼는 누구에게나 상냥하다. 누구에게나 상냥한 자는 급할 때 쓸모가 없다. 누구에게나 이용되고 자기 줏대라는 것이 없지. 노부나가는 말이야. 그대에게 희롱하면서 이 나를 간한 것이다. 그대에게 말하면 나에게 통한다. 방심해서 문중의 문란을 초래하지 마라. 서에서도 동에서도 그것을 노리는 자가 있다고 간한 것이다.(2권 211페이지, 노부히데가 노부나가에 대해 하는 말)

과연 히라떼님의 눈에 들만하니 말이요. 그러니 이 주군님은 세상의 작은 그릇으로는 재지 못할 거요. 노부나가 님은 이치 밖의 이치를 보고 있오. 모든 일에 無碍(무애)의 법치로 이미 한 발을 걸치고 계시오. 아버지의 위패에 향을 던진 그 기백, 그 기백이야말로 일체를 인정하기 때문에 일체를 파괴도 하는 큰 용기의 창문인 것이오. (2권 237~238페이지, 다이운 스님이 히라떼에게 "노부나가"에 대해 평한 말)

다께찌요님의 마음 속으론 때까치라도 단편하기에 따라선 매가 된다, 인간은 마음가짐 여하에 따라 달렸다고 하고 싶었던 거지요. (2권 255페이지, 모노다다가 다께찌요가 때까치를 매처럼 길들이는 것을 보고 빈정거렸던 일에 대한 해설)

대장이 부하와 마찬가지로 美食을 해서 쓰나. 대장의 단련과 졸개의 단련이란 근본부터 달라야만 해. 부하란 것은 마음이 편하지. 목숨도 입도 주인에게 맡긴다. 헌데 대장이 되면 그렇게는 안되거든. 무술 병법은 물론이고 학문도 닦아야만 하고 예의도 지켜야만 된다. 좋은 부하를 가지려면 내 식사를 줄이더라도 부하를 굶주리게 해서는 안되지. (2권 259페이지, 덴신이 다께찌요에게 한 말)

대장이라는 것은 말이다. 아지랑이를 먹고서 통통 살이 찌고 배에선 울고 있더라도 얼굴은 싱글싱글 웃고 있다. 이 大氣는 온갖 우주의 아지랑이를 품고 있다. 그 속에서 숨결을 고르게 하여 무엇을 섭취하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그릇이 크고 작고가 정해져 간다. 셋사이 도사는 座禪을 가르칠 때, 먼저 숨결부터 가누라고 했을 거야. 숨결이 어지러운 놈은 아무 일도 멋한다. 괴로울 때도 슬플 때도 기쁠 때도 뛸 듯이 기쁠 때도 같은 호흡으로 靈氣를 섭취한다. 그런 인물로 만들어 내려고 애를 쓰고 계시는 거야. (2권 260페이지, 덴신이 다께찌요에게)

싸움이 있으면 선봉을 명령받아 아비를 잃고 형을 보내고 자식을 전사시키면서 그날의 끼니에 굶주르는 일이 있더라도, 이를 악물고 이마가와 패들에게 꿇어 엎드리고... 싸움터에선 한 군의 용장이 상투끈까지 절약해서 짚으로 매고 괭이질하는... 그 모습이 주군에게는 보이지 않습니까. 이것은 다만 주군을 위한 것이라고만 해석하십니까. 모노다다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내 주군의 마음에 희망을 걸고서 매달리고 있는 모습. 의지할 곳이 있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인내라고 압니다. 내 주군을 위해서가 아니라, 내 주군이 가신들과 마찬가지로 고생하고 계시다, 그것을 잘 알고 계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장래에 희망도 걸 수 있는 이치. 그러한 신하에게서 온 사자를 어쨰서 기꺼이 만나주시지 않습니까. 그대들의 고생. 이 다께찌요는 잘 알고 있다, 참아 달라 하고 어찌 한마디 못해 주십니까. (2권 266페이지, 모노다다가 다께찌요에게)

가신들에게 빚이 있는 주군을 暗君이라 하며 가신들에게 의지를 받고 그 믿음에 응답해 가는 것을 明君이라고 이 모노다다는 생각합니다. (2권 267페이지, 모노다다가 다께찌요에게)

무거운 짐이 사람을 만드는 거다. 몸이 홀가분해선 사람이 되지 않는다. (2권 267페이지, 셋사이의 훈계)

오다이 : 정말 보통 분이라면 시바다, 하야시, 사꾸마님 등 모두 베었을 거예요.
도시까스 : 바로 그거요. 선선히 용서한 그 도량, 그대들 역시 내 가문을 위한 반감.. 하며 벼슬 하나 깎지 않고서 말이야. 보통 분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지. 허나 그러니만치 싸움은 커질거요. 아무튼 이마가와는 강대하니까 (2권 314페이지, 반감을 품던 자들을 그대로 고용하고 있는 노무나가에 대한 평)

젊었을 때는 그것에 맞닥뜨리지 않으면 죽음을 모른다. 허나 인간은 누구나 죽는다. (2권 332페이지, 셋사이가 죽기전 모도노부(다께찌요)에게 한 말)

대장부란 언제나 미리미리 앞서의 각오가 중요하다. 당황하면 뒤진다. (2권 334페이지, 셋사이가 죽기전 모도노부에게 한 말)

그대도 곧잘 말했듯이 인생의 짐은 무거울수록 좋다고 깨달았기 때문이야. 그 무거운 짐에 견디는 것이 훨씬 크게 그대를 키운다. 그대는 그것에 지지 않는 강함을 갖고 있어. 알겠나. (2권 332페이지, 셋사이가 모도노부에게 죽기전 한 말)

그대는 어째서 그렇게 모르는 말을 가벼이 입에 담나... 그대는 아직 저도 자식도 갖지 않았겠지. 가져보지 못한 것은 맛을 모른다. 맛도 모르는 자가 잊겠다니 이 무슨 건방진 생각이란 말인가. (2권 336페이지, 셋사이가 모도노부에게 죽기전 한 말)

모도노부 : 이것이 작별일까요?
셋사이 : 이별이 아니라 오는 봄부터는 그대의 몸에 내 싹을 감추는 거다.(2권 337페이지, 셋사이가 모도노부에게 죽기전 한 말)

몸을 아껴라. 단기를 일으키지 마라. 단기는 사람을 장님으로 만드는 거다.(2권 337페이지, 셋사이가 모도노부에게 죽기전 한 말)

사람과 사람은 말이지. 처음에는 모두 초면이다. 형제이든 부모자식간이든. 허나 초면에서 자기의 장점을 상대에게 알릴 줄 모르는 자라면 쓸모가 없지. (2권 378페이지, 노부나가가 도오끼찌로와 초면한 후 한 말)

내일을 믿을 수 없는 시대에 살고 있으면, 인간들에게 살아 있는 것을 확인시켜주는 것이란 찰나 찰나의 만족인 모양이다. 그 찰나의 만족 중에는 남녀의 행위가 가장 또렷하게 生을 확인시켜 준다. 그러므로 난세일수록 남녀의 행위가 빈번해지고, 빈번해질수록 불쌍한 것의 씨앗은 늘어간다. (2권 409페이지, 모도야스(다께찌요)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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