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분한다는 것은 그대로 그 인물의 약점을 노출시키는 것이 된다. (8권 22페이지)
자기 스스로 천하를 호령할 수 있을만한 실력을 못 가진 바에야 이긴다고 지목되는 편에 붙어서 어쨌든 살아남는 것을 생각할 수 밖에 없는 것이 난세에 사는 영주들의 운명이 아니었던가. (8권 46페이지, 이께다의 생각)
싸움에는 승리만 있는 것이 아니다. 불리할 때는 꾹 참고 기회를 보는 인내심이 없으면 안된다.(8권 74페이지, 히데요시가 이께다에게)
싸우지 않고도 이길 수 있는 싸움을 일부러 성급하게 집적거릴 필요는 없겠지. 이제 두고 봐라. 그러다가 반드시 적 편에서 싸움을 걸 틈을 만들어 주겠지. (8권 110페이지, 이에야스)
인간의 이성은 상대방의 빈틈을 잘 발견해냄과 동시에 공포도 배가시킨다. 따라서 적당하게 흥분시키고 적당하게 가라앉히는 것이 용병의 묘라는 것이다. (8권 159페이지, 히데요시)
나는 서두르지 않는다. 급한 나머지 오늘 야습을 허락하여 조만간 국면에서 이겨본들 얼마나 이익이 있겠는가, 만일 실패를 해서 다다마사나 다다시게를 잃게라도 된다면 그야말로 큰 손해다. 큰 손해를 걸고 작은 이득을 얻는다... 이것은 수판에 맞지가 앖아. (8권 167페이지, 이에야스)
세상에는 말이다. 작은 욕심과 큰 욕심의 구별이 있다. 욕심이 큰 자라면 어떠한 궁지에 빠져도 틀림없이 수판질을 하게 마련이야. (8권 171페이지, 히데요시)
이상한게 아냐. 나베(혼다 헤이하찌)! 이럴 때는 깊이 신불의 뜻을 살펴야 하는 거다. 신불은 이제 싸움에 진저리를 내고 계신다. 이런 때에 일부러 히데요시를 쳐서 세상을 더욱 어지럽게 해서는 안된다 ㅁ라이다. 나 대신 히데요시에게 천하를 잡게 했다 하더라도 히데요시 밑에만 안 서면 되지 않는가. 알겠나! 내가 여기서 히데요시를 쳐보지. 온 일본땅의 영주들을 몽땅 상대로 해서 싸우지 않으면 안된다. 그러한 나 대신 히데요시가 모든 화살을 받고 서 있어 준다. 히데요시로서도 다스려지는데, 일부러 천하를 난세로 몰아 넣는다는 것은 나의 맹세가 거짓이 된다. 나는 신불의 뜻을 받들어 빨리 전쟁없는 나라를 이루겠다고 마음속으로 기원해 왔던 거야. (8권 163페이지, 이에야스가 헤이하끼에게)
인간이란 때때로 자기가 만든 호리병박 속에 갇히는 수가 있다. 이것을 부수고 나가 보면 사방은 무한한 푸른 하늘이다. (8권 178페이지, 히데요시)
좁은 땅을 두고 다툴 때는 베어야만 할 성가신 자도, 넓은 세계에서는 용서해서 어디엔가 쓸 수가 있을 것입니다. 우대신님의 결점은 사람을 너무 많이 벤 데에 있다고 생각있는 자들이 한결같이 말하는 세평인 것 같습니다. (8권 203페이지, 쇼안이 히데요시에게)
무릇 인간이라는 것은 잘난 체하고 얼굴에 위엄을 내보이고 있지만 속으로는 이 세상이 두려워서 못 견디는 괴물이오. 그것을 한가지 깨달으십시오. 히데요시고 공경상감이고 다 입으로 밥을 먹고 엉덩이로 똥을 누는 것이오. 부하를 보면 반기를 들지 않을까 걱정하고, 잠이 들면 무서운 꿈을 꾸며 코를 푸르륵 거리는 것이오. 그 따위 녀석이 제법 두려움을 모르는 척, 위엄을 내보이고 버티고 있는 것이 세상이라고 생각하면 되는 것이오. 그렇다고 나만은 강하다! 하고 생각하는 것은 큰 잘못. 오기마루 님도 아직은 겁장이 그대로라 코를 푸르륵 거리는 축이란 말이요.(8권 226페이지, 사꾸자가 오기마루에게)
다쓰히메공주 : 네, 강하지 않으면 운이 열리지 않는 거라고.
가즈마사 : 그렇습니다. 마음 속으로 아무리 똑똑하게 궁리를 거듭해 본 들 세상의 바람이란 비켜가는 게 아닙니다. 내가 옳다고 믿는 바대로, 입술을 깨물고 굳세게 나가십시오. (8권 280페이지)
갖은 고초를 겪어온 무장들은 그 경험을 통해서 히데요시를 두려워하고 있는 것이지만 새로운 생명에는 이러한 과거의 고삐가 없었다. (8권 283페이지, 오기마루를 본 가즈마사의 생각)
대장이라는 건 존경받고 있는 것 같지만 실은 부하들에게 언제나 잘못이 없나 탐색당하고 있는 거야. 두려워하는 것 같지만 깔보이고 친밀한 것 같지만 외면 당하고 좋아하는 것 같지만 미움을 받고 있는 거야. 그러므로 부하라는 건 녹으로 붙들어도 안되고 눈치를 봐서도 안되며 멀리해서도 안되고 가까이 해서도 안되며, 화를 내게 해서도 안되고, 방심시켜서도 안되는 것이다. 부하라는 건 말이다. 반하게 하지 않으면 안되는 거야. 다른 말로 심복이라고 하는데, 심복은 사리를 초월한 데서 생겨 나온다. 감탄시키고 좋아서 어쩔 줄 모르게 만들어 가는 거야. 그러기 위해서는, 모든 행동거지가 가신들과 다르지 않으면 안돼. 그렇지 못하면 결국 좋은 가신을 히데요시에게 빼앗기게 될 것이니까. 가신들이 쌀밥을 먹으면 너는 현미나 보리밥을 먹어라. 부하들이 다섯시에 일어나면 너는 네시에 일어나라. 이번에 너를 매사냥에 데리고 가서, 몇 십리나 걷는가 시험해 보겠다. 체력도 가신보다 뛰어나라. 참을성과 아끼는 것도 가신보다 더하고, 생각하는 바도 가신을 넘어서야.. 그것으로 겨우 가신은 너에게 반하고 너를 존경하여 떠나가지 않게 되는 것이다. 알겠나. 그 대장의 수업을 엄격하게 해나가지 않으면 안되는 거다.(8권 292페이지, 이에야스가 세째아들 나가마스마루에게)
실력을 가진 히데요시이기 때문에, 섣불리 서둘러서 손을 잡아서는 안된다는 거요. 굳이 싸움은 안해도 돼. 그러나 히데요시가 쉽사리 망하거나 꼬리를 흔들 인물은 아니오... 알겠소. 여기가 소중한 요점. 온 일본의 무장들은 모두 히데요시라는 호랑이 앞에서는 고양이였지. 이에야스도 좀 듬직하긴 했지만 고양이는 고양이라고 여겨지게 되어 버린다면 히데요시 사후 순순히 천하가 주군의 손아귀에 들어올 줄 생각하시오? 고양이끼리 여기 저기서 일어나, 다시 난세가 될 우려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소? 알겠소. 그러니까. 여기서는 온 일본의 고양이들이 꿇어 엎드리는 가운데, 이에야스만은 호랑이는 아니지만 용이었다.. 강하고 분명하게 그렇게 여기게끔 해 놓아야만 호랑이가 쓰러진 후에도 고양이들의 소동을 막을 수 있는 거요. 아직 히데요시의 눈에는 주군도 고양이로 보이고 있소. 그 동안의 동맹에는 설사 명분이야 어떻든 이 사꾸자는 절대 반대요.(8권 307페이지, 사꾸자가 가즈마사에게)
히데요시도 이에야스도, 앞으로 30년이 지나면 이 세상에서 거품처럼 사라져 간다. 그 다음에 남는 것은 자연의 뜻을 체득하여서 살 다른 개미... 다른 인간인 것이다. 혹시 여기서 가즈마사에게 생각을 고치지 않으면 안될 일이 있다면, 그것은 이에야스 개인의 이익이나 히데요시의 이익을 구하는 것이 아니고 대자연의 뜻을 찾아내는 것이 아니어서는 안된다.. 대자연의 뜻앞에서는, 히데요시도 이에야스도 아무런 차별이 없는, 같은 운명의 한 몸에 불과했다. (8권 342페이지, 개미들의 행진을 방해해도 계속되는 행진의 모습을 본 가즈마사의 다짐)
상대가 강하게 나오면 부드럽게 물러서고, 상대가 부드럽게 나오면 더욱더 밀어댄다. 그것이 큰 병의 시련을 주어서 죽이지 않았던 시불에의 당연한 보답이 되리라고 이에야스는 생각하기 시작했다.(8권 362페이지, 큰 병을 앓고 난 후 이에야스의 생각)
그러나 이제부터는 히데요시도 없고 이에야스도 없어. 한 차언 높은 경지에 마음을 두고 둘이의 판정인이 될까 생각해. 히데요시에게도 기울이지 않고, 이에야스도 봐주지 않고 편중하지 않고 살아가는 것이 가장 신불의 뜻에 맞을 거야... 생사의 일은 우리들의 생각밖의 일이야. 나는 결코 나가히데처럼 가엾은 할복따윈 하지 않겠다. (8권 363페이지, 큰 병을 앓고 난 후 이에야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