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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댁 서재

대망(10권)


이따금씩 말이지. 난 맛있는 음식이 먹고 싶다. 그러나 그때마다 나는 반성을 하곤하지. 이 맛있는 것이 먹고 싶어질 때는 잘 생각해 보면 자신이 몹시 피곤해 있을 때다. 인간은 아무 때고 피곤해서는 안돼. 정신이 피곤하면 안돼는 거야. 미식을 하고 싶다 생각할 때는 해야할 사업, 즉 목적이 흐려져 있을 때라는 말이다. 육체는 말이다. 아무리 맛있는 것만을 골라먹고 아무리 몸을 아끼고 잠을 잔댔자 백살을 넘겨 살 수는 없다. 기력이 쇠진할 때가 이르면 기력이 반드시 쇠하는 법. 그러나 정신은 죽는 날까지 쇠약시키지 않을 수 있어. (10권 46페이지, 이에야스가 차야에게)

이에야스의 無心은, 이 얼마나 엄격한 반성위에선 無心이란 말인가. 히꼬자에몬이 좀 전에 無心은 有心, 有心은 無心이라고 했었는데 이것은 예사 無心이 아니다.(10권 47페이지, 차야의 생각)

내 편에 싸울 마음이 있기에 상대의 전투심에 불을 붙인다. 이 편에서 노발대발하면서 상대방에게 냉정히 하라고 해본 들 소용없는 일이오. 요는 상대를 포섭해야만 하오. 끌어안고 빰을 부벼대고 한 다음 진실을 말해 나간다면 상대는 해칠 마음이 없이 들어주는 법이오... 이렇게 깨닫고서 벌써 15년. 이제사 겨우 노여움을 사지 않고 독설을 쏟아 놓을 수 있게 되었소. (10권 180페이지, 즈이후가 우지나오에게)

세상에는 말씀이야. 피해망상이라는 벌레가 살고 있오. 이 벌레가 붙기만 하면 그 사람은 모두가 적으로만 보이지. 개인에게 있어서도 마찬가지. 소중한 충신을 의심하거나 어진 아내를 내쫓기도 하는 거요. 이것이 한 나라 한 집안 속으로 파고 들게 되면 멸망의 벌레로 변하지. 누구 할 것 없이 가상의 적으로서 움직여가기 때문에 어느 틈에 주위가 진짜 적으로 변하는 거요. 오늘의 호오죠 가문에는 이러한 형태가 없지 ㅇ낳소. 마음을 가라앉혀서 옛 일들과 비교해서 생각해 보십시오. 멸망하는 자는 대개 이 망상의 벌레 때문에 자진해서 움직이다 망하고 있오. 가만히 수세를 지켜서 멸망한 자는 하나도 없오.(10권 182페이지, 즈이후가 우지나오에게)

여보. 인생이란 이런거요. 뭐가 뭔지를 모르는 사이에 주름 투성이가 되서 죽어가는 것이 인생이란 것을 모르겠오? (10권 268페이지, 사꾸자가 그의 아내에게 하는 말)

임자가 가진 지혜따윈 어차피 나쁜 꾀에 속하는 거지. 無가 되시오. 이에 임자가 말하는 니찌렌 도사의 마음이 되기 전에 반드시 가야할 황혼의 길이오.(10권 293페이지, 소에끼가 고에쓰에게)

간빠꾸 개인 일을 이러쿵 저러쿵 해봐야 쓸데없는 일. 사람 저마다에 業이 있듯이 권력의 자리에도 그것이 있오. 그러므로 계산을 단단히 해서 맞선다... 분노를 폭발시켜서는 점점 더 비참한 패배만이 있을 뿐이라는 말이오.(10권 294페이지, 소에끼가 고에쓰에게)

간빠꾸에게는 간빠꾸의 좋은 점이 있다. 이 좋은 점은 어떠한 경우에도 완전이라는 형태가 아니라 인간이 갖는 악과 더불어 있다. 이런 일들을 모르고 있는가고 나는 말하는 거요. 알게되면 자연히 간빠꾸의 좋은 점도 알게 돼. 조금도 흠이 없는 명도를 본 적이 있오? 칼이나 사람이나 마찬가지. 그렇다고 흠이 있는 칼을 그대로 보아 넘기라는 건 아니오. 그렇게 되면 진보가 없는 법이니까. 그러나 완전한 것을 구하는 마음과 완전한 것이 있는가 없는가 하는 것과는 별 문제요. 완전을 지나치게 추구한 나머지 작은 구슬을 쳐서 칼 그 자체를 분지르지 말라는 거요. 그 성급함이 젋다는 거요.(10권 295페이지, 소에끼가 고에쓰에게)

인간이란 말이오. 화가 났을 때, 특히 상대를 잘못 보는 수가 있오. 임자는 히데요시가 싫은 게 아니고 간빠꾸의 권력이 싫은 거요. 아니 그저 싫다는 것보다 두개의 것을 엄격히 가릴 수 있는 눈을 못 가졌다. 그게 젊음이라는 거요. 권력을 싫어하며 히데요시에게 화를 낸다. 그 바람에 소에끼까지 야단을 맞았지만. (10권 296페이지, 소에끼가 고에쓰에게)

마사노부, 나는 말이야. 가신들에게 많이는 주지 않겠다. 많이 주지 않으면 일을 하지 않는 그런 가신은 아무리 많아도 소용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저마다 지나치게 풍부하면 결속력이 약해져서 오히려 고집을 부린다. 호오죠 멸망의 원인은 거기에 있었던 거야. (10권 332페이지, 이에야스가 마사노부에게)

인생이란 하나의 꿈에 지나지 않는다. 좋은 꿈도 있고 나쁜 꿈도 있다. 그러나 결국 꿈은 꿈. 이윽고 그것을 버리고 가는 길은 모두 하나야. (10권 335페이지, 히데요시)

생명과 도의 매듭을 똑똑히 판단하고 걸어가야 한다. 그걸 판단하지 못하는 동안은 진정한 용기는 우러나지 않는 거야. 대체로 우리는 생명이라는 건 우주 생명의 한 분신이다. 따라서 사람 그 자체의 생명도 우주의 이치. 우주의 인연 밖으론 뛰쳐 나갈 수가 없는 거다. 세살에 죽나 백살을 사나 모두 다 이 우주와의 인연의 얕고 깊은 데에 따라 있는 것. 그러니까 우선 먼저 나 자신의 생명을 잊어 버려야 되는 거다. (10권 413페이지, 소에끼가 두 아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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