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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댁이야기

내가 아는 봄나물들 Korean spring herbs

As spring comes round, spring herbs are here and there.
If you konw what it is and whether it is edible or not, you can pick it up and enjoy eating it for free. Hahaha.
It tastes fresh and natural.

몇 년 전 따뜻한 봄날.
한강고수부지에 자전거를 끌고 나와 신나게 달리고 있는데 저기 풀 숲 속에서 한 아주머니가 뭔가를 열심히 따고 있어 다가가 뭐하시냐고 물었더니, 쑥을 캐신단다.
쑥이라고요? 안그래도 쑥이 몸에 좋다는 소리는 들었는데 정확하게 어떻게 생긴 것인지 궁금하던 차였는데 잘 됐다 싶어, 아주머니 옆에 쭈그려 앉아 물었다.
"어떻게 생긴 게 쑥이예요?"
내 눈에는 어떤 것이 그냥 풀인지, 어떤 것이 쑥인지 정말 모르겠었으니까.
아주머니가 주신 쑥 한 잎을 조심스럽게 받아 눈으로 보고 냄새도 맡고, 날아갈새라 다칠새라 주머니에 고이 넣고 집으로 돌아왔던 것이 기억난다.
집에 돌아와 다시 보고 다시 냄새 맡아보고 했지만, 봄철만되면 TV에서 떠드는 "봄나물 잘못 먹고 탈나면 큰일"이라는 소리에 "에이, 내가 또 언제 이걸 따겠어" 하면서 쓰레기통에 넣었던 것이 불과 몇 년 전이다.

그러던 내가 속초댁이 된지 만 1년 반만에 들에 있는 봄나물들을 척척 소리내어 부를 수 있게 되었다.
정말 기특하지 않나?

1. 먼저 쑥!
   이건 강원도 쑥이니 한강고수부지 쑥하고는 차원이 다르다. 작년만해도 아무대서나 쑥을 땄었는데, 이제는 공기좋고 차와 사람이 잘 다니지 않는 곳의 쑥만 딴다. 살짝 데쳐 냉동실에 벌써 두 덩이째 저장중!


2. 나와 낚시꾼이 제일 좋아하는 머위!
   작년에 이사와서 낚시꾼 좇아다니며 곰취인 줄 알고 땄던 것. 머위 잎 몇 개를 손에 들고 다니는 나를 보던 동네 어르신이 이름이 머위이고 잎도 먹지만 줄기를 볶아 먹는다는 것을 알려주어 그때부터 열심히 따러 다녔다. 속초에서는 아직 곰취는 보지 못했고, 머위는 쉽게 볼 수 있다. 올해는 정말 많이 따서 짱아찌까지 담궈뒀다. 진정한 시골 아낙으로 변신 중이다. 하하.


3. 이것은 질경이.
   몇 일 전에 이것 역시 뭔가 쭈그리고 열심히 뜯는 아주머니에게 물어 배운 것. 발로 밟아도 절대 죽지 않을만큼 질겨서 질경이라고 불린다는데, 살짝 데쳐서 나물도 해먹고 된장찌게에도 넣어 먹는다 한다. 잘 말려서 질경이 차를 해먹는 중인데, 연한 맛이 딱히 뭐라 하긴 어려운데, 그냥 '시골맛'이 난다. 이뇨와 해독작용에 뛰어나고 눈을 맑게 한다는데, 거의 만병통치약이다.


3. 낚시꾼이 좋아하는 돌나물
   아파트 경비실 앞 담장을 보니 돌나물이 주렁주렁. 이게 왠 횡재냐 싶어 한 움큼 따와 매 끼니마다 반찬하는 중. 사각사각 씹히는 맛이 봄철 반찬으로 딱! 돌나물 많이 넣고 고추장에 밥 비벼먹어도 정말 맛있다.


4. 봄나물하면 빠질 수 없는 냉이.
   한 달 전만해도 시장에서 냉이를 사서 된장국 끓여먹으며 맛있다, 맛있다 했었는데. 냉이가 어찌 생긴 줄 알고 나서 보니 지천에 냉이다. 한달 전에 알았으면 냉이를 사서 먹는 일은 없었을텐데.


5. 다래순
   뒷 산에 약수를 뜨러 가다가 택시기사 아저씨가 아이들 신발주머니 같이 생긴 가방을 들고 열심히 뭔가를 따길래 물었더니 '다래순'이란다. 봄철 새잎이 날 때 따서 먹으면 두릎보다 맛있다고 해서 나도 좀 따와 먹어 봤는데, 아직 그 맛은 잘 모르겠다.


6. 이건 쑥갓
   아직 산과 들에서는 발견을 못했지만, 꼭 따보고 싶다. 그래서 시장에서 사서 사진 찍어 배우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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