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쪽짜리 서울 생활 3주째. 슬슬 속초 향수병이 시작되는 것 같다.
이제 한 달 남짓만 있으면 아예 속초와는 바이바이해야 하는데... 큰일이다. 큰일.
요즘처럼 기온이 30도를 넘나드는 시즌은 되면 낚시꾼은 물고기 잡이로 바빠진다. 작년 이 맘때를 돌이켜 보니, 이른 태양에 저절로 눈떠지는 새벽 5시, 아침먹고 잠시 눈 붙이고 나서 오전 11시, 어스름이 시작되는 7시. 이렇게 하루 3번 빠짐없이 바닷가에 나갔다. 그 덕분에 집에서 5킬로미터도 떨어져 있지 않은 바닷가에 왔다갔다 하느라 한달 기름값이 20만원이 훌쩍 넘을 때도 많았다.
낚시꾼이 낚시하는 동안 나도 나름대로 바쁘다. 여기 저기 기웃기웃하다 보면 운좋게 오디열매를 만나기도 하고 산딸기를 만나기도 한다. 작년에 아껴서 따지 않았던 수산항의 산딸기는 벌써 다른 사람의 손을 탔을라나? 설악산 입구에 있는 오디나무 열매는 아직도 달작지근하겠지? 아파트 입구 둔턱에 있던 머위 줄기는 제법 두툼해졌겠는데...
내년에는 냉이 뿌리가 연할 때 한 움큼씩 따서 된장찌게 끓여 먹어야지, 내년에는 소쿠리 가져가서 내가 제일먼저 구기자 열매 따야지. "고비는 못 먹어"라는 시골 아주머니 말만 믿고 내버렸던 고비도 내년에는 삶아 말려서 먹어봐야지. 이런 것도 계획이라고 나름대로 맘에 꿍쳐뒀었는데... 아쉽다.
내 맘이 이런 향수를 느끼는지 모르고 있었는데, 우연히 삼척 시골생활에 행복에 겨운 부부의 글을 읽으니, 향수병이 새록새록 내 몸 속에서 꿈틀된다.
무슨 글이냐고요?
http://media.daum.net/culture/health/view.html?cateid=1013&newsid=20110615101735536&p=womandonga
이 사람들이 사는 양을 계속 보고 싶으시면, 아래 블로그를 보시면 되요.
http://blog.naver.com/heewonlee61
이 사람들 사는 모습을 보니, 우리 생각이 많이 난다.
특히 겨울 모습이.
11월부터 3월까지는 스키바지를 필수로 입어야 보온을 할 수 있고,
아파트만 아니었다면 당장에 들여놓았을 벽난로를 주택으로 이사가면 반드시 놓을거라는 다짐.
겨울내내 자고 또 자도 잠이 오는 게 이상해서 독일에 있는 의사친구에게 물었던 것.
우리의 몇 달 전 모습이 이랬는데...
그 말이 맞네요.
"이번 겨울은 정말 추웠지만, 지나고 나면, 지난 겨울은 참 따뜻했다고 기억한다"라는 말.
낚시꾼! 낚시꾼도 읽어봐요.^^
읽고 리플 잊지 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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