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에 이사와 보니 정말 걸출한 인물들이 많습니다. 노래를 엄청나게 잘하는 카페운영인도 있고, 강원도 송이버섯이 나는 위치를 꽤고 계시는 음식점 사장님도 있고, 구멍치기의 달인으로 낚시대 없이도 엄청나게 물고기를 낚는다는 술집 사장님도 있습니다. 속초에 이사 오지 않았으면 이런 분들을 모르고 살았겠구나 싶게 정말 난 분들이시지요. 그 중에 BMW M3를 무지하게 튜닝하여 몰고 다니시는 분이 계십니다. 이 분 앞에서는 자동차 이야기를 하지 말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자동차 광이십니다. 평소에는 점잖으시고 말씀도 없으신 분이 자동차 이야기만 나오면 다른 사람들이 말할 틈이 없을 정도로 끊임없이 열성적으로 말씀을 하십니다. 마치 자식 자랑에 끝이 없는 부모님들 마냥요.
그런데 이 분의 말솜씨가 정말 대단하십니다. 너무나도 점잖고 평소 말씀도 별로 하지 않는 분이 한 말씀 툭! 꺼내 놓으시면 그것이 인생의 의미를 관통하는 명언이거나 요절복통 폭소를 일으킵니다. 지금까지의 하신 말씀들을 다 기억하기도 어렵고, 또 혼자만 알고 있기도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곳에서 여러분들과 공유를 하려고 합니다.
앞으로는 이 분을 Mr. M3라고 불러 볼까 합니다. 아직 이 분께는 아직 동의를 구하지 못했으므로, 나중에 이분께서 다른 호칭을 원하시면 변경하여 올리겠습니다.
제 1 탄입니다.
((상황))
Mr. M3께선 요즘 가지고 있는 자동차들(이 분은 현재 BMW M3를 포함하여 총 3대의 자동차를 가지고 있습니다)을 정리하고 새로운 자동차를 구입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워낙 스피드 광이다보니 이번에는 거의 레이싱카 수준의 차를 사려고 하는데 마음에 드는 색상이 하필이면 노랑색입니다. 40대 중반의 Mr. M3가 노란색 스포츠카를 몰게 될 지도 모른다는 사실이 Mr. M3의 아들은 도무지 맘에 들지 않나 봅니다.
((대화))
아들 : 아빠, 노란색이 아빠하고 어울린다고 생각해?
Mr. M3 : 왜? 멋있잖아. 그럼 아빠하고는 어떤 색깔이 어울리냐?
아들 : 검정색이나 뭐 이런 색이 좋지.
Mr. M3 : 야, 그런 것도 고정관념이야. 노란색, 얼마나 멋지냐?
아들 : 쳇! 말도 안돼. 그리고 그 차 사려면 지금 있는 차들을 먼저 정리해야지.
Mr. M3 : 그럴거야.
아들 : 아반떼도 팔 수 있어? 그거 엄청 힘들여서 튜닝했잖아.
Mr.M3 : 생각중이야.
아들 : 아빠, 아반떼에 튜닝한거 아깝지도 않아? 그거 튜닝하느라고 돈이 얼마나 많이 들었어? 그거 팔기 아깝지 않냐고?
Mr. M3 : 아깝지. 그런데 난 너한테 튜닝한 것도 아까워.
이 말을 듣고 눈물나게 웃었습니다. Thank you, Mr. M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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