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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댁 서재

대망(13권)


'시간' 그건 얼마나 기묘하고도 불가사의 한 것일까. 대체 누가, 어느때즘 '시간'을 흘려보내기 시작한 것일까? 어쨋든 시간은 끝을 헤아릴 수 없는 영원한 과거로부터 영원한 미래를 행햐 시시각각 한 순간의 게으름도 없이 흘러가고 있다. 눈에 보이지 않고 때론 그 속에 있는 자에게 그걸 느끼지 못하게 하는 일은 있었으나, 그 동안도 시간은 끊임없이 흘러가고 있다. 인간이 '지금'이라고 한 순간에 '지금'은 이미 흘러가고 '내일'은 내일이 되고 보면 벌써 '지금'으로 바뀌어지고 있다. '이제 두고 보자'라고 하는 '미래' 역시 인간 저마다의 소망은 나타낼 수 있더라도 그것이 과거가 되고 나서 돌이켜 보면 얼마나 초라하고 우스꽝스러운 것으로 보이는 것일까? (13권 26페이지, 다이꼬오의 죽음에 대한 미쓰나리의 생각)

오마쓰, 나는 피로하다. 너무 지치면 사람의 분별은 어지러워진다... 무서울 일이야. (13권 55페이지, 도시이에)

미쓰나리님, 이건 신분을 초월한 나이먹은 사람으로서의 제 노파심입니다만, 우뚝 솟은 말뚝이란 얻어맞는 법. 뻔한 이치에 대한 분별이 좀 모자란 감이 있군요. (13권 88페이지, 마사노부)

그렇소, 결코 귀하 한 사람의 책임은 아니지. 하지만 인간의 생활에 출세와 질투는 으례이 따르는 법. 그것이, 총애를 기화로 일곱 사람에게 혹독하게 대했다...다이꼬오의 의사를 왜곡시켜 멋대로 굴었다...그러한 오해가 이 소동의 근원이 되고 게다가 그것을 풀 수 있는 유일한 분인 다이꼬오는 이미 세상에 없다고 한다면..일단 귀하가 행정관의 지위에서 물러나 잠시 사와산에 있으면서 오해가 풀리길 기다리는게 상책이 아닐까 하는데...(13권 95페이지, 이에야스)

미쓰나리님, 전진만 알고 후퇴를 모르면 실패하는 것은 싸움터에서만의 일이 아닐 것이오. 항상 인간은 인내가 첫째요. 귀하는 지금 그 중대한 시련 앞에 서 계신거요. 마음을 진정하시고 잘 궁리해 보시구려. 이 이에야스도 지금 귀하가 맛보고 계신 것과 같은 입장에 몇번인지 모르게 섰었으므로 비로소 말하는 것이오. (13권 96페이지, 이에야스)

사람의 한 평생이, 바로 맡겨진 큰 물건이라는 것을 어렴풋이 깨닫고 있었을 터인데 말야. 사람이란 모두 살고 있는 줄 알고 있지. 헌데 그게 애당초 잘못된 생각이거든. 살고 있음과 동시에 生을 받고 있다. 이것이 염불발상(念佛發祥)의 소중한 근본이지. (13권 112페이지, 이에야스가 마사노부에게)

구태여 신까게류에 의하지 않더라도 상대방의 적의를 재보려면 내 몸의 세법을 가볍게 두세번 바꾸어 보면 된다. 그러면 상대는 조급해져서 저절로 그 정체를 드러내 보이게 된다. (13권 127페이지)

참소를 받는다는 것은 받는 쪽에도 그만한 미숙한 틈이 있기 때문이야. 틈은 즉 소중한 자기에 대한 불충실. 좀더 꿋꿋하게 있었다면 마사이에 나가모리도 그따위 소리는 하지 않으리라. (13권 134페이지, 이에야스)

인간은 무언가를 가지려고 집착을 하는 한 괴로움은 끝없이 계속되어 간다. 그 집착의 목표가 성이건 금은이건 영토이건 육친이건 마찬가지다. 아니 이미 내 몸, 내 목숨마저도 집착의 도를 지나치면 '괴로움'의 씨앗 이외의 아무것도 아니었다.
"아무것도 어려울 것이 없습니다. 살아 있는 것은 반드시 좋고 형체가 있는 것은 부서진다. 이것만 아시면 되는 겁니다."
인간이라곤 하지만 한 인간에게 똑같은 상태는 두번 다시 없다. 오늘은 곧 내일이 되고 그리고 내일은 흐름 속에서 순간순간 변해가고 있다. 그 변화의 법칙을 마음에 새겨 좋은 것에선 좋은 싹이 나며 나쁜 것에선 나쁜 결과가 생겨난다는 것만 알고 있으면 그것으로 족하다고 설법을 해주었다. 이를테면 인간의 집착대상도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것이므로 어떤 한가지 것에 집착한다는건 곧 없는 것에 집착하고 있는 것. 즉 꿈을 붙들고 있는데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이 성을 두고 보더라고 성이라 보면 성이면서도 불타게 되면 재, 헐어보면 돌과 나무와 흙, 그리고 얼마간 쇠붙이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것에 집착의 도가 지나치면 일부러 재로 만들기 위해서 숱한 목숨을 무참히 죽이고 헤아릴 수 없는 피를 흘리게 되는 묘한 것이지요.(13권 144페이지, 규우신 선사가 고다이인에게)

여자에게는 하늘이 베풀어 주신 세가지 큰 힘이 있오. 그 첫째는 색으로 남자를 사로잡는 것. 둘째는 아내의 자리를 차지하는 것. 셋째는 듬직하게 어머니의 자리에 앉는 것. 뛰어난 여자는 이 세가지의 힘을 하나로 해서 사나이를 마음에서 손발까지 꽁꽁 묶어 버리는 거지. (13권 184페이지, 요도야)

機와 斷은 천하를 맡은 자가 놓쳐선 안될 제일 중요한 거야.(13권 205페이지, 이에야스)

※ 機 : ① 석가의 가르침에 접하여 발동되는 수행자의 정신적 능력, 중생의 종교적 소질·역량·기근() 등이다.
          ② 가르침을 듣는 사람. 가르침에 의해 폭발되어 활동하게 되는 마음의 움직임이다.
※ 斷 : 세상에 바라는 바가 없어야 한다. 세상은 그 자체로서 가동되는 것이며 내게 무엇을 해 주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세상은 존재하는 것으로 그 가치를 다하는 것이며 주고받는 것은 인간의 일인 것이다. 수련은 나의 것을 버림과 동시에 이 세상으로부터 받을 것도 포기함에 그 의의가 있다. 모든 인연을 끊는다 함은 나에게로 들어오고 나에게서 나가는 모든 것을 정리한다는 뜻이니, 나의 내부에 있는 것을 정리하여 홀로 설 수 있도록 함에 그 의의가 있다. 홀로 서는 순간 모든 것은 내 것이 되는 것이니, 그 과정에서 맛보아야 하는 것은 전체일 수 있으나, 익히면 되는 방법은 한 가지인즉 '단'인 것이다. 자연스럽게 마음으로부터 정리되도록 할 것을 요한다. 모든 것이 마음에서 정리됨으로 인하여 내 곁에 더욱 가까이 와 있을 것이다. 모든 것을 받아들이는 것은 모든 것을 놓은 후에 가능하다. 모두 놓아라. 알겠습니다. - 다큐멘터리 한국의 선인들 4권 p.172

인간은 곤혹의 밑바닥에서 이따금 혼자말을 중얼대는 법이다. 그러나 그것이 혼자 말인 한 자기 사색의 울타리 안에서 좀처럼 밖으로 나가지 못한다. 그런데 그곳에 들어주는 이가 있어 때로 대꾸하며 맞장구를 쳐주면 반짝하고 크게 창문이 열리는 경우도 있다.(13권 230페이지, 고에쓰와 오소데)

이거야 말로 싸음을 시작하기 전의 무서운 독이다. 방심, 자만심은 이런데서 생겨난다. 사자는 토끼를 잡는데도 전력을 다 쏟는다. (13권 304페이지, 이에야스)

싸움에는 전략과 전술이 따르기 마련이야. 그러나 그 전략 전술의 세밀한 일에 너무 구애받아 무엇을 위한 싸움인가 하는 근본 뜻을 잊는다면 그것은 뜻없는 살생이 되고 병사는 광병(狂兵), 군은 흉군(凶軍)이 된다는 것을 명심해 두지 않으면 안된다.(13권 306페이지, 이에야스)

이에야스가 측근의 의견을 모을 때에는 직접 그 자의 견식을 시험해 보려는 경우와, 거기서 끌어낸 상대방의 이해력에 적응할 만한 정도의 교육을 베풀려는 경우가 있었다. (13권 310페이지, 이에야스)

베인다고 알았을 때는 조용히 상대에게 공을 세워주는 것이 무장의 마음가짐이요. 예의이기도 했다. (13권 361페이지, 모도다다의 죽음)

깨달았다. 싸움이란 말야. 시작되었다면 사기를 돋구어 주어야 한다. 일단 개전이 되고 나서는 항상 진두에 설만한 각오가 있어야만 하지. 시작하기 전에 알아두어야 할 건, 구령이나 허풍선이 거짓꾸밈이 아니라 진실이지. 참된 아군의 역량이다. (13권 366페이지, 이에야스)

상대방 이상의 재능이 있다고 믿으면서 그 상대방에게 꿀리고 있다 생각하는 것만큼 불행한 생활방식은 없다.(13권 372페이지, 이시다 미쓰나리)

과연 사람에게는 쓸 자리가 있는 거야.(13권 419페이지, 나오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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