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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댁이야기

낚시꾼은 인도로 나는 속초로 지난 토요일 늦은 오후. 낚시꾼은 인도로 가고, 나는 속초로 왔다. 앞으로 낚시꾼은 편도 통근시간 2시간짜리 일상을 졸업할 수 있고, 맛이야 어떻든 하루 3끼를 서비스 받을 수 있다. 이 두가지만 가지고도 난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다. 참 다행이다. 나는... 속초에 왔다. 늦은 저녁 도착하여 1주일 동안 꼭꼭 닫아놓았던 문부터 열어 제쳤다. 안팍으로 꽉 막혀 있던 베란다에서는 후끈한 열기가 느껴지고, 부엌쪽 베란다 온도계는 31도를 가리키고 있다. 일요일은 내내 비가 왔다. 그래서 나가지도 못하고 집에서 꼼짝마라 그러더니, 오늘은 아침부터 쨍!하다. 앗싸! 페트병 챙겨들고 산으로 간다. '약수 뜨러 가야지' 날씨가 따뜻해지고 비가 많이 와서 그런지, 몇 주 전엔 작았던 묘목들의 키가 훌쩍 커져있다. .. 더보기
지금쯤이면 오디를 따고 작년에 아껴둔 산딸기도 따야 하는데... 반쪽짜리 서울 생활 3주째. 슬슬 속초 향수병이 시작되는 것 같다. 이제 한 달 남짓만 있으면 아예 속초와는 바이바이해야 하는데... 큰일이다. 큰일. 요즘처럼 기온이 30도를 넘나드는 시즌은 되면 낚시꾼은 물고기 잡이로 바빠진다. 작년 이 맘때를 돌이켜 보니, 이른 태양에 저절로 눈떠지는 새벽 5시, 아침먹고 잠시 눈 붙이고 나서 오전 11시, 어스름이 시작되는 7시. 이렇게 하루 3번 빠짐없이 바닷가에 나갔다. 그 덕분에 집에서 5킬로미터도 떨어져 있지 않은 바닷가에 왔다갔다 하느라 한달 기름값이 20만원이 훌쩍 넘을 때도 많았다. 낚시꾼이 낚시하는 동안 나도 나름대로 바쁘다. 여기 저기 기웃기웃하다 보면 운좋게 오디열매를 만나기도 하고 산딸기를 만나기도 한다. 작년에 아껴서 따지 않았던 수산항의 산.. 더보기
Happiness is like this... A few minutes ago I got a call from my friend, who lives in Germany. Wow... How glad. Glad is insufficient for describing my feeling. Anyway. This is happiness. A call from friend, whom I had written many e-mails, but I didn't get any response from him or her. In spite of no reply, I just got a lot of worry, not anger. Haha... Jan and Sook. What a wonderful call! Thanks.^^ See you soon. Hurry. B.. 더보기
우리가 지금까지 한 것은 "논두렁에 앉아 낫을 간 것" 최근 명작스캔들에서 재미난 입담으로 화제에 오르고 있는 김정운 교수의 책 의 서두에 있는 내용이 공감이 가서 이곳에 옮긴다. 그동안 낚시꾼과 내가 이곳 속초에서 한 일이 무엇인지에 대한 짧막한 정리가 될 것 같다. 가을의 한 농촌 마을. 두 농부가 논에서 열심히 벼를 베고 있다. 한 사람은 허리를 펴는 법이 없이 계속 벼를 벴다. 그러나 다른 한 사람은 중간 중간 논두렁에 앉아 쉬었다. 노래까지 흥얼거렸다. 저녁이 되어 두 사람이 수확한 벼의 양을 비교해 보니, 틈틈히 논두렁에 앉아 쉬었던 농부의 수확량이 훨씬 더 많았다. 쉬지 않고 이를 악물고 열심히 일한 농부가 따지듯 물었다. " 난 한번도 쉬지 않고 일했는데 이거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 틈틈히 쉰 농부가 빙긋이 웃으며 대답했다. " 난 쉬면서.. 더보기
아까시 꽃 튀김 요즘 속초에는 아까시 나무에 꽃이 만발입니다. 길을 걸으면 아까시 향이 그윽하게 코에 다가오지요. 어릴 적 아까시 나무는 나쁜 나무라고만 배워서 일단 미워하기만 했는데, 다른 나무에게는 해가 될 지 모르지만, 이맘때 아까시 향은 정말 좋습니다. 아까시 꽃이 만발하길래, 이 꽃도 먹어도 되나 싶어 인터넷에 찾아봤더니 된.답.니.다. 염증에 좋고 기관지, 천식 등에 좋고, 신장에도 좋아서 소변이 잘 나오게 한다나요. 그래서 낚시꾼을 부추겨 따.러.갔.습.니.다. 앞산에. 참 좋지요? 필요한 것은 앞산에 다 있습니다. 따 온 아까시 꽃을 흐르는 물에 한번 씻고, 튀김가루를 살짝 묻힌 후 튀겼습니다. 맛이 어떠냐고요? 낚시꾼에서 물으니, "맛있다"고 합니다. 흐흐흐. 더보기